‘SNS 인플루언서’ 영입하는 실리콘밸리 VC들 이유는?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6. 6. 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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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메일 보고 투자하는 시대 끝
AI시대, “빠르게 눈에 띄어라”
클레어 저우 라이트스피드 파트너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트스피트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AI와 미래'를 주제로 여러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 경험이 라이트스피트 입사로 이어졌다"고 했다./유튜브

지난달 미 벤처캐피털(VC) ‘라이트스피드’는 클레어 저우라는 소셜미디어(SNS) 기반 인플루언서를 파트너 겸 뉴미디어 담당자로 영입했다. 라이트스피드에 따르면 저우는 초기 AI 스타트업 투자와 함께 미디어 전략을 맡게 될 예정이다.

클레어 저우는 X(구 트위터)·링크드인·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서브스택(미 뉴스레터 플랫폼) 등을 묶은 개인 미디어 채널을 운영했다. 35만명 이상 팔로워를 보유한 AI·테크 업계 인플루언서다. 특히 오픈AI의 신제품 분석, 앤스로픽의 동향, AI 스타트업을 소개, AI 투자 트렌드와 관련한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라이트스피드는 운용 자산 400억달러 이상을 굴리는 실리콘밸리의 대형 벤처캐피털이다. 이런 곳이 저우를 영입한 배경에는 AI 시대 스타트업 생태계의 변화가 있다. AI 붐 이후 스타트업은 전례 없이 빠르게 생겨나고 사라진다. 예전처럼 파트너가 유망 회사를 직접 찾아다니거나, 창업자들이 보낸 IR 자료를 검토하는 방식만으로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게다가 이제 VC가 무조건 ‘갑’인 시대도 아니다. 오픈AI와 앤스로픽 사례에서 보듯, 잘나가는 AI 스타트업 앞에서는 투자자들이 오히려 돈을 들고 줄을 서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저우를 영입한 이유는 ’35만명에게 동시에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는 파워’ 때문이다. 대중적 인지도와 업계 내 영향력 덕에 유망 스타트업들을 저우가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창업가들 역시 저우를 먼저 알고 찾아올 수 있다. 또 AI 시대에는 소수의 잘나가는 스타트업에 돈이 몰리는데, 잘 알려진 인플루언서는 이런 기업의 창업자들과 신뢰 관계를 쌓기도 좋다.

투자가 성사된 뒤에도 투자사들은 VC 소속 인플루언서의 도움을 받는다. 한 VC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는 SNS 영향력을 이용해 투자한 기업의 인재 채용이나 브랜딩 등을 도와주기 쉽다”며 “채용 공고를 테크 인플루언서가 SNS에 올려주면 지원자가 순식간에 수천 명에 이르기도 한다”고 했다.

VC 업계에서는 보수적인 문화의 실리콘밸리 최상위권 VC인 ‘라이트스피드’가 인플루언서를 영입한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AI 시대에 맞는 똑똑한 전략이라고 말한다. 한 CVC 관계자는 “주로 좋은 스타트업과 창업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VC의 브랜딩을 맡고 초기 스타트업 딜 소싱을 주로 맡는 역할”이라며 “’유명세’ ‘영향력’이 가장 중요해진 세상”이라고 했다.

실제 이런 뉴미디어 전문가, 즉 인플루언서를 영입하려는 VC도 늘고 있다. 한 한국 VC는 현재 팟캐스트나 뉴미디어 콘텐츠 관리를 위해 전문가를 영입하려고 알아보고 있다.

AI 시대의 변화는 단순히 더 강력한 AI 모델이 등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을 바꾸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 투자 업계에선 결국 빠르게 관심을 끌고,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경쟁력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 스타트업도 VC도 얼마나 빨리 서로의 눈에 띄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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