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샤오미 ‘무인 서킷 주행’ 성공 파장[손재철 인사이트]
중국 IT 가전업체에서 글로벌 전기차 신흥 강자로 급부상한 샤오미가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한 도심 저속 주행을 넘어 이번엔 세계 최고 난이도의 레이싱 코스에서 ‘무인 자율 주행’을 여봐란 듯이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의 고성능 전기 SUV ‘YU7 GT’는 최근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무인 자율주행으로 ‘10분29초483’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최고출력 1003마력대 슈퍼 모터 V8s EVO 시스템을 단 차량이 고속으로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완주한 것이다.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는 독일 서부 아이펠 산맥에 위치한 서킷으로, 총 길이 약 20.8km에 70개가 넘는 코너와 급격한 고저차를 갖춘, 그야말로 매서운 도로다. 복잡한 코너와 고속 직선 구간이 혼재해 여느 드라이버들이 핸들을 붙잡고 운전해도 쉽지 않은 서킷이어서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신차 성능과 제어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장으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샤오미가 ‘운전자 없이 뉘르부르크링’을 완주하자 마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선 중국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우위성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중국 니오(NIO)가 지난 2017년 전기 하이퍼카 EP9으로 다른 서킷에서 무인 주행(2분 40.33초)을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엔 샤오미가 독일 뉘르부르크링을 정복하는 등 중국계 진영의 ‘AI 주행 알고리즘’ 기술력이 매섭게 올라오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국내 자율주행 기술 성적표는 지금 어디쯤 와있을까.
일단 현대차는 양산차 기반의 주행 보조(레벨 2) 안정성 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완전 무인 주행(레벨 4) 영역에선 중국계 완성차처럼 도전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 등에서 ‘차선’을 좌우로 차 스스로 변경하는 ‘HDA 3’(고속도로 주행 보조 3) 기술에선 능하지만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완전히 떼는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 상용화는 늦어지고 있어서다.
반면 현대차는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을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아이오닉 5 기반의 무인 로보택시 실증 사업을 이미 하고 있다. 아울러 포팃투닷(42dot)을 중심으로 인지부터 판단, 제어까지 하나의 AI 신경망이 통합 처리하는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시스템 고도화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아직은 기술 양산화 전 단계인 것이다.

동종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차의 ‘레벨 4 자율주행’ 본격 상용화를 2027년 하반기로 내다 보고 있다. ‘도로 법규’ 변경 문제에서 부터 산재되어 있는 숙제들이 많고, 무인 주행 기술 도입 양산화 차량을 실제 테스트하는 도로 주행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무인 자율주행 양산화는 하드웨어를 넘어 ‘AI 판단 능력’의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현대차가 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아 나가고 있지만 중국에 선점 기회를 주지 않으려면 (양산를 위한 베타테스트)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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