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람"…트럼프, '전쟁 권한 결의안' 찬성한 공화당 의원에 격노

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ABC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을 겸한 회의 석상에서 언성을 높이며 공화당 의원들을 질책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전쟁 권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빌 캐시디(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과 정면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시디 의원을 "미친 사람"(lunatic)이라고 칭했고 자신을 '형제'(brother)라고 부르는 말에 "그는 내 형제가 아니다"라고 거부했다고 한다.
캐시디 의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전쟁 권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느냐"고 물었고 캐시디 의원은 "수사적인 질문이냐, 정말 알고 싶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캐시디 의원은 "(이란전쟁은) 4주간 이어질 예정이었는데 4개월이나 지났다"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 캐시디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국민은 이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는지, 회의가 격해진 것을 후회하는지 묻자 "그렇지 않다"며 "미국 국민이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훌륭한 논의가 오갔고 우리 당이 매우 자랑스럽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몇몇 사람도 있지만 우리 당은 단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상원은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해당 결의안을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4명도 찬성표를 던졌고 2명은 기권했다. 민주당에선 1명의 의원만 반대 입장에 섰다.
이른바 '전쟁 권한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중단하도록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또한 향후 군사행동에 대해 의회의 명시적인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전쟁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결의안이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의회가 제동을 건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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