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실물연계자산 확산···문제는 가상자산 금융 수요 여부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디지털자산 시장의 하반기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비트코인 중심 수급·스테이블코인 제도화·실물연계자산(RWA) 인프라 확장이 제시됐다. 상반기 시장은 조정을 겪었지만, 기관 자금과 제도권 편입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조정장 지나도 비트코인 중심 수급
2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블록체인 비즈니스 포럼에서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디지털자산관리 리서치팀장은 "하반기 디지털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중심 장세와 스테이블코인·RWA 인프라 확장이 좌우할 것이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나 에어드롭 같은 가상자산 내부 이벤트가 가격을 흔들었다. 하지만 올해 시장은 다르다. 비트코인 현물 ETF와 기업 재무자산 편입, 정부 차원의 전략 비축 논의가 수급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비트코인 중심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알트코인은 과거처럼 전반적으로 오르는 흐름보다 네트워크별 실사용과 인프라 수요에 따라 선별적 자금 유입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스테이블코인·RWA·디파이 인프라에서 역할을 넓히고 있지만 토큰 가격과 네트워크 활용도 사이에는 괴리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트코인의 장기 보유 비중이 수급 안정의 요인으로 거론됐다. 근거로 최 팀장은 1년 이상 움직이지 않은 비트코인 비중이 60% 수준을 유지하고, 장기 보유자 순포지션이 매수로 전환된 점을 언급됐다.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이 제한된 만큼, 추가 기관 자금 유입 시 가격 하방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 스테이블코인, 거래 수단서 기업 금융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 거래 보조 수단에서 기업 결제와 정산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지니어스법 제정 이후 발행사 규제와 준비금 요건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글로벌 결제 기업과 은행권의 참여가 늘고 있다. 지니어스법은 2025년 7월 미국에서 법으로 제정됐으며,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 틀을 마련한 법이다.
스테이블코인 활용처도 넓어지고 있다. 최 팀장은 스트라이프·비자·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의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확장 흐름도 거론했다. 이더리움 중심 구조에 더해 솔라나와 이더리움 레이어2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AI) 시대 결제 수단으로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의 결합 가능성도 제시됐다. AI 에이전트가 항공권 조회·호텔 예약·데이터 호출 등 여러 서비스를 자동으로 수행할 경우 결제는 건당 결제가 아니라, 미세 결제 단위로 쪼개진다. 고정 수수료 구조의 카드망보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가 적합한 영역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실물연계자산, 상품 토큰화 넘어 시장 배관으로
실물연계자산(RWA)은 부동산·주식·원자재 등 현실 세계 자산의 법적·경제적 권리를 블록체인상 토큰으로 표현하는 구조다. 최윤영 팀장은 "RWA가 단순히 상품을 토큰으로 만드는 단계를 넘어 담보 설정·거래·결제·정산 등 금융시장 인프라 효율화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미국 예탁결제 인프라와 거래소의 움직임을 사례로 제시됐다. 예탁 계좌에 보관된 자산은 그대로 두고 담보 설정과 정산 절차를 블록체인으로 처리해 자금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토큰화 주식 시장도 상반기 성장 분야로 거론됐다. 상장 주식뿐 아니라 스페이스X 같은 비상장 주식 가격을 추종하는 토큰형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접근 장벽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토큰 보유자의 권리는 아직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가격만 추종하는 파생형 토큰과 실제 주주권 행사가 가능한 토큰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규제·유동성·법적 권리 구조가 정리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토큰화 주식 시장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 디파이 경쟁, 네트워크서 거래 경험으로
디파이 시장의 경쟁 축도 바뀌고 있다. 초기에는 프로토콜별 유동성 확보가 핵심이었다. 지금은 이용자 접점·거래 체결 방식·결제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솔라나 기반 온체인 오더북, 하이퍼리퀴드 같은 무기한 선물 거래 프로토콜이 거론된 배경이다.
예측시장과 온체인 파생상품도 하반기 변수로 제시됐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은 선거와 자산 가격 전망을 거래 대상으로 삼으며 성장했다. 다만 미국 일부 주에서는 도박 규제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의 관할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디파이 리스크 관리도 과제로 남았다. 브릿지 해킹과 단일 검증자 구조 취약점은 시장이 커질수록 금융 인프라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다. 제도권 편입이 디지털자산 시장의 성장 조건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지만기술 리스크와 권리 구조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반기 디지털자산 시장은 가격 반등에 대한 여부보다 제도와 인프라가 가상자산 금융 수요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중요한 갈림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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