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석유화학 진단] 롯데케미칼, 버티기 넘어 재편 국면…대산·여수 반등 열쇠

김창수 기자 2026. 6. 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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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735억 흑자 전환…기초화학 수익성 개선
사업재편·스페셜티 확대 속도…첨단소재 체질전환 주목
업황 불확실성 여전…하반기 재무개선·실행력 검증대에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롯데케미칼이 긴 부진을 딛고 반등 실마리를 찾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원가 변동성에 짓눌렸던 기초화학 부문이 1분기 흑자전환했고 대산·여수 사업재편을 통해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체질 개선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에는 원료가 반영 시차와 생산운영 최적화 효과가 작용한 만큼 본격 회복 국면으로 보기는 이르다. 하반기 롯데케미칼 경영 관건은 흑자 전환 지속성, 사업재편 속도, 고부가 소재 확대 성과 입증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롯데케미칼, 1분기 수익성 대폭 개선…부문별 성적에 담긴 의미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 당기순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주력인 기초화학 부문은 매출 3조4490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을 냈다. 판매가격 상승과 원재료 가격 반영 시차 효과가 맞물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첨단소재 부문도 매출 1조233억원, 영업이익 615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전방 산업 수요가 회복되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1분기 실적은 롯데케미칼에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꼽힌다. 석유화학 업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중국을 중심으로 범용 제품 공급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 수요 회복 속도도 빠르지 않다. 국내 NCC 업체들은 원가 경쟁력에서 중동·북미 업체와 차이가 벌어졌고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는 수익성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롯데케미칼 역시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만 1분기 흑자 전환은 회사가 원료 조달, 가동률 조정, 제품 믹스 개선으로 버틸 체력을 일부 회복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회사 향방 핵심은 성공적 사업 재편 여부에 달렸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물적분할 이후 HD현대케미칼과의 통합법인 출범 및 통합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6월 초 물적분할 이후 9월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수공장 역시 지난 3월 사업재편 계획서 제출 후 파트너사와 협력해 단계적으로 재편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산과 여수는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사업 핵심 생산거점이다. 이들 거점 재편은 단순한 설비 조정이 아니라 범용 석화 중심 수익구조를 다시 짜는 작업이란 평가다. 과잉 설비 부담을 덜고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지 못하면 단기 흑자 전환만으로는 시장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렵다.

첨단소재와 정밀화학이 완충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롯데정밀화학은 1분기 매출 5107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을 거뒀다. 주요 제품 국제가 상승과 판매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첨단소재 부문도 안정적 이익을 내며 기초화학 변동성을 일부 보완했다.

롯데케미칼은 전남 율촌산단에 국내 최대 규모 단일 컴파운딩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공장은 하반기 최종 준공 시 연간 50만톤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고부가 ABS,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기능성 소재 생산 확대는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데 필수적이다.

전지소재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1분기 매출 1598억원,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는 이어졌지만 원재료 가격 반영 효과로 수익성은 개선됐다.

전기차 수요 둔화, 동박 업황 부진을 감안하면 당장 그룹 실적을 견인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AI 서버용 고부가 회로박 출하 확대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전지소재 사업은 아직 투자 부담이 앞서지만 향후 전력 인프라와 배터리 공급망 재편 흐름이 맞물리면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 여전한 재무 부담은 숙제로…"하반기 실적, 체질 개선 가늠자"

재무 부담은 하반기에도 관리가 필요한 변수다. 신용평가업계는 최근 롯데케미칼 등급전망을 낮추며 석유화학 장기 부진과 재무안정성 부담을 지적했다. 다만 이는 그룹 전반 지원 여력 감소로 보기는 어렵다. 롯데그룹 내 식음료·유통·호텔 등 주요 계열사 신용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1분기 흑자 전환을 계기로 숨통을 틔웠다.

롯데케미칼은 하반기 대산 통합법인 출범과 여수 사업재편 진행, 기초화학 부문 흑자 기조 유지, 첨단소재와 정밀화학의 범용 석화 변동성 흡수 등을 과제로 안고 있다. 전지소재 적자 축소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더해진다면 시장의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여전히 업황 반등을 장담하기 어려운 국면에서도 1분기 생산과 제품 믹스 조정 '운영의 묘'를 보여줬다"며 "하반기는 회사가 적자 터널 끝을 지나 체질개선 출발선에 섰는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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