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행사 발표도 뒤로한 김서준 해시드 대표… 아부다비가 뭐길래

정서영 기자 2026. 6. 25. 06:4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 현지서 사업개발· 주요 파트너 미팅

"발표를 해주실 김서준 대표가 지금 급하게 아부다이에 출장 가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예상치 못한 통보였다. 23일 해시드 산하 정책 싱크탱인 해시드오픈리서치가 주최하고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현재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2022년부터 3년간 대표를 맡았던 곳이다.

이날 행사는 미국과 한국의 정책·법률·시장 전문가들이 모여 디지털자산 산업을 둘러싼 양국의 제도적 환경과 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정작 주최 당사자이자 주인공인 김서준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행사 전날까지도 연사 명단에 올랐던 김 대표는 아부다비 일정으로 불참한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었다. 화상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현지에서 급하게 추가 일정이 잡히면서 이마저도 무산됐다고 해시드 측은 말했다. 해시드 관계자는 "아부다비 출장은 유동적으로 중요도에 따라 자주 일정이 바뀌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 주최 '대한민국 디지털 G2를 향한 정책 심포지엄: 디지털자산과 자본시장의 미래' 포스터. / 해시드오픈리서치

2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행사를 이틀 앞둔 지난 21일 아부다비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재 그는 현지에 체류하며 사업개발과 글로벌 파트너 미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 금융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해시드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금융 인프라가 구축된 아부다비를 글로벌 사업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24년 현지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아부다비 국제금융센터인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의 감독 기관인 금융서비스규제청(FSRA)으로부터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아부다비는 디지털자산 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UAE에 같이 속해 있는 두바이가 스타트업 유치와 인재 채용 등 디지털자산 생태계 확장에 집중한다면, 아부다비는 ADGM과 FSRA를 중심으로 기관 투자자와 글로벌 금융사를 위한 제도권 금융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부다비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규제 체계를 정비하며 글로벌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FSRA는 가상자산 규제를 개편해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 기준을 명확히 하고, 관련 사업자에 대한 자본 규제를 강화했다.

또한 거래 내역과 사용자 신원을 숨기도록 설계돼 자금 세탁 우려가 제기되는 프라이버시 코인과 별도 담보 없이 가격을 유지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을 금지하는 한편, 벤처캐피털의 디지털자산 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제도 정비에 나섰다.

현재 아부다비에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를 비롯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블록체인 결제 기업 리플 등이 진출한 상태다. 블랙록, 스테이트스트리트, 아폴로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거점을 마련하며 금융 허브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UAE를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의 '조세 피난처'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개인은 가상자산 거래 및 매각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으며, 법인 역시 ADGM과 같은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김정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아부다비는 두바이보다 규제가 엄격하지만 제도권 금융 인프라를 미리 깔아놓은 도시로 기관들이 진입하는 데 훨씬 수월한 곳"이라며 "해시드의 아부다비 진출은 규제 친화적인 거점을 확보한 뒤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Copyright © IT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