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토교통기술대전 개막 자재운반부터 철근조립 로봇까지…스마트건설 기술 미래철도·국토위성·UAM까지 미래 지향 모빌리티 LH, 제로에너지 주택관 마련해 미래 주택 제시
2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토교통부 공동취재단
"제가 라스베이거스에 갔을 때 CES 행사가 전 세계를 대표하는 첨단 기술을 전시하고 또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그런 걸 보면서 우리 대한민국도 그런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 개막식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 말이다. 그는 "새로운 기술, 미래를 통찰력 있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세상을 발전시켜 왔다"며 자율주행·우주항공·스마트건설·AI시티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국토부가 맨 앞에 서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26일까지 코엑스 D홀과 컨퍼런스룸 E에서 열린다. 15회째를 맞아 81개 기관, 409개 부스가 차려진 역대 최대 규모다. 전시장은 모빌리티와 스마트건설, AI시티, 우주항공, 혁신기업 등 5개 테마존으로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자율주행과 건설로봇 뿐만 아니라 디지털트윈, 위성,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양한 국토교통 분야 미래 기술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미래"…현대차그룹 야심작 '아틀라스' 2028년 공장 투입
실제 행사장은 기술 혁신의 최전선이었다. 입구 앞 현대차그룹 전시에는 개막 직후부터 관람객이 몰렸다. 4족 보행 로봇개 '스팟'이 부스 안쪽으로 관람객을 안내하자 사람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냈다.
부스 정중앙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조명을 받으며 서 있었다. 올해 CES 2026에서 최고 로봇상을 받은 모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56개에 이르는 관절이 모두 자유자재로 회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60도 카메라를 통해 전체를 관제할 수 있다"며 "최대 50kg의 무게를 들 수 있고, 방수·방진 기능은 물론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능력까지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내 초기 수요 2만5000대를 기반으로 2028년 미국 공장 부품 조립 공정에 먼저 투입하고, 2030년부터 제조업 전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옆에는 다기능 이동 로봇 '모베드'가 자리하고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4개의 독립 제어 휠과 독특한 편신 메커니즘을 통해 평평하지 않은 공간에서도 수평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팟에 대해서는 "뛰어난 민첩성과 균형 감각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서 설비 이상 상태를 빠르게 확인하고 점검 과정을 효율적으로 도와준다"며 "제조·건설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공안전,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그룹 부스에 로봇 '아틀라스'와 로봇개 '스팟'이 전시되어 있다. / 사진 = 김찬호 기자
■"조종사가 지상으로"…스마트 기술 적용된 건설기술
발걸음을 스마트건설 구역으로 옮기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화려한 로봇 대신 패널과 모형, 실제 현장 데이터가 자리를 채웠다.
현대건설은 '지상제어 타워크레인' 기술을 선보였다. 수십 층 높이 운전실에 올라가야 했던 크레인 조종사가 지상 조종실에 앉아 타워크레인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영상·무선 통신으로 0.5초 미만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충돌 방지와 풍속·동선 정보가 실시간으로 화면에 뜬다. 이 기술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7월까지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서울 아파트 현장(880가구)에 처음 적용된다.
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건설 현장 자재 운반 로봇'을 공동으로 선보였다. 주간에 자재와 인력의 동선이 겹치며 생기는 충돌·낙하 사고를 줄이고, 야간에 로봇이 자재를 나르는 방식으로 운반 작업을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최대 500kg을 싣고 3D LiDAR와 IMU 센서로 장애물을 스스로 피한다. 2025 스마트건설 챌린지 혁신상 수상작으로, 올해 현대건설 7월·삼성물산 9월 현장 실증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건설현장 용접협동로봇을 전시했다. 기존에는 용접사가 시작점과 끝점을 직접 확인하며 작업해야 했지만, 이동식 협동로봇이 반복 용접을 대신하면 사람은 더 복잡한 판단에 집중할 수 있다. 건축감리연구단은 건축 실내 바닥미장 로봇과 건설 자동화 로봇 학습 데이터셋 구축 시스템을 소개했다.
전시를 지켜보던 20대 대학생 김씨는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일이 줄어들면 공사장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철도역 길 안내부터 교량 AI 점검까지…공공 인프라도 디지털 전환
국가철도공단은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 참가해 미래 철도기술 연구 성과를 선보인다. / 사진 = 국가철도공단제공
국가철도공단은 철도역 이용 편의와 운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 부스에서는 이용자가 역 안에서 목적지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사 길 안내 서비스가 소개됐다. 이와 함께 열차 간격과 운행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하는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 KTCS-3도 선보였다. 철도 안전교육 분야에서는 VR 기술이 활용됐다. 실제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가상공간에서 체험하게 해, 교육생이 보다 현실감 있게 대응 요령을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도로 분야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AI와 로봇을 활용한 인프라 관리 기술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교량 유지관리 AI 에이전트 ‘Dr. BridgeAI’는 교량 점검과 관리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분석·지원하는 기술로 제시됐다. 건설공사 위험구간 정밀조사 로봇은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렵거나 위험한 구간을 대신 살피는 데 활용된다. 여기에 지능형 관제 플랫폼과 C-Map 모바일 내비게이션도 함께 전시되며, 도로 유지관리와 현장 안전관리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보여줬다.
■"제로에너지 건물 짓는다"…'LH가 그리는 탄소 중립의 내일'
LH부스에 마련된 4족 보행 로봇 '안전이'와 '안심이' / 사진 = 김찬호 기자
스마트건설 구역 옆 LH 특별관에서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LH가 그리는 탄소 중립의 내일’을 주제로 특별관이다. 특별관은 청정에너지, 제로에너지 주택, 모듈러 주택, 탄소중립 체험 등 5개 존으로 구성됐다.
'ZERO+ HOME' 존에서는 태양광·BIPV·히트펌프 등 에너지 저감 기술을 조합해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직접 설계해볼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됐다. 체험을 마친 한 방문객은 "집을 짓는 방식도 공장에서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쪽으로 바뀌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또 LH 로고와 '안심이'와 '안전이'라는 이름표를 단 소형 4족 보행 로봇 두 마리가 부스 바닥을 누볐다. 단지 내 순찰과 택배 배송을 맡는 로봇들이다.
국토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자율주행과 스마트건설, AI 기반 도시, 우주항공 등 미래 국토교통 기술을 국민에게 소개하고 기술 사업화와 투자 연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