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각인데”…53년간 딱 2번 ‘7월 장마’ 오나

김세현 2026. 6.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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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기사에서 전해드렸듯이 북쪽에서 찬 공기가 계속 내려오기 때문인데요. 남쪽에서 발생한 태풍까지 가세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흔들면서, 올해는 매우 드문 '7월 장마'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관 기사] “금·토 비 오지만 장마 아닙니다” 올해 장마 늦어지나 [장마가 온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589167

■막히고, 흔들리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사실 제주에는 지난 주말에 이어 어제(24일)까지도 비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로 확장하면서 내리는 '장맛비'는 아니었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정체전선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일본 규슈 남부까지 이어져 있는데요. 이 정체전선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정체전선을 일시적으로 끌어 올려 제주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중부와 남부지방에는 간간이 소나기만 내리고 있습니다.

2026년 6월 24일 9시 위성영상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예년 이맘때와 달리 우리나라로 북상하지 못하는 이유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의 영향이 큽니다.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할 틈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부와 남부 지역이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것도 우리나라 상공으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입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주 토요일엔 7호 태풍 '메칼라'가, 화요일에는 8호 태풍 '히고스'까지 발생했는데요.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이 두 개의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일본 남부로 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026년 6월 27일 토요일 18시 예보 (2026년 6월 24일 기준)


이렇게 북쪽에선 찬 공기가 북상을 막고, 남쪽에서는 태풍의 영향으로 흔들리면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는 당분간 제주 남쪽에 머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선 오는 27일에나 태풍이 모두 지나갈 거로 예측됩니다. 이후에 흐트러진 기압계가 다시 어떻게 배치될지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예보로만 보면 6월 말까지 장맛비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국적으로 장마철이 7월에 시작하게 되는데요. 평년 장마철 시작일이 제주는 6월 19일, 남부 지역은 23일, 중부는 25일이란 걸 감안하면 제주는 11일, 남부와 중부는 일주일 이상 장마가 늦어지는 겁니다.

■전국 '7월 장마' 53년 동안 딱 2번…늦을수록 빨리 끝난다?

앞서 '7월 장마'가 매우 드물다고 했었죠. 그동안 몇 번이나 있었을까요?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53년간의 장마철 자료를 살펴본 뒤 표로 정리해 봤는데요. 장마철이 7월에 시작한 경우는 중부는 6번, 남부는 5번, 제주는 단 2번 있었습니다.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북상하며 제주부터 시작되죠. 그러니까 제주에서 7월부터 장마가 시작됐다면, 전국이 마찬가지로 '7월 장마'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연도는 1982년과 2021년, 단 두 차례였습니다.


이렇게 장마철이 늦어지면, 예년의 장마철과 어떤 점이 다를까요?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해도 7월 시작 사례는 6번에 불과해, 사실 의미 있는 통계를 내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53년 치 장마철 자료 전체를 토대로 '평년보다 늦게 시작할 경우' 어떤 점이 다른지 살펴봤습니다.

① '7월 장마'는 늦게 끝나나?
'종료일'과 '장마 기간', '강수일수' 그리고 '장마철 강수량'에 대해서 상관관계를 계산해 봤습니다.

그 결과, 늦게 시작했다고 늦게 끝나는 경향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장마 시작일이 일주일 늦었다고 해서, 종료일이 그만큼 뒤로 밀리는 게 아니었습니다. 다만 뚜렷하진 않아도 평년보다 늦게 시작할수록 장마 기간은 평년보다 짧고, 강수일수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② 강수량에 차이가 있나?
기상청의 장마철 강수량엔 태풍의 영향으로 내린 비가 섞여 있어서 명확하게 '장마 강수량'만 분리해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장마철 강수일수가 적어지다 보니 총 강수량이 적은 경향은 뚜렷했습니다. 전국에 7월 장마가 찾아왔던 2021년의 경우 장마 일수는 예년의 절반 수준이었고, 강수일수와 장맛비의 양 또한 55%가량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료가 있다고 올해 장마도 예년에 비해 짧고, 강수량이 적을 거라고 단언할 순 없습니다.
최근 유럽에 극심한 폭염이 나타나는 등 북쪽의 기압계도 계속 요동치고, 북태평양 고기압도 우리나라로 북상을 못 하고 있을 뿐 예년에 비해 세력이 약한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올해 장마가 시작부터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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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 기자 (wea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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