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고 다시 쓰는 청춘의 일기장”…‘K팝 철학자’ 한로로의 비상 [35th 서울가요대상 특집 인터뷰]

함상범 2026. 6.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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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신의 숨은 보석을 넘어 완벽한 '대중 픽'으로 우뚝 섰다. "내가 한로로를 키웠다"는 음악 팬들의 기분 좋은 유세가 여기저기서 들려올 만큼, 그는 이제 모두가 알아보는 대세 가수로 성장했다. 서정적인 록 사운드 위에 청춘의 짙은 고뇌를 흩뿌리는 'K팝 철학자' 한로로가 '제35회 서울가요대상' 무대를 온전히 자신의 색으로 물들였다.

차분하고 깊게 자신만의 색을 펼쳐내는 한로로는 이 시대의 청춘 그 자체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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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로가 20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제35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 6. 20. 인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인디신의 숨은 보석을 넘어 완벽한 ‘대중 픽’으로 우뚝 섰다. “내가 한로로를 키웠다”는 음악 팬들의 기분 좋은 유세가 여기저기서 들려올 만큼, 그는 이제 모두가 알아보는 대세 가수로 성장했다. 서정적인 록 사운드 위에 청춘의 짙은 고뇌를 흩뿌리는 ‘K팝 철학자’ 한로로가 ‘제35회 서울가요대상’ 무대를 온전히 자신의 색으로 물들였다.

한로로는 지난 2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제35회 서울가요대상’에서 ‘록/발라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며 묵직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실에서 만난 한로로는 “두 번째 시상식인데 공간이 달라 기분이 사뭇 다르다. 떨림보다는 설렘이 앞선다”며 “기분 좋게 출근해 다른 아티스트들을 축하할 수 있어 기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한로로는 시상식의 포문을 여는 오프닝 무대의 중책을 맡았다. 화려한 특수효과 대신 오롯이 밴드 셋으로 막을 올린 것은 주최 측으로서도 과감한 정공법이었다. ‘영감과 울림’이라는 올해의 테마는 무대 정중앙에 선 한로로의 목소리를 타고 비로소 완성됐다. 그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대표곡 ‘입춘’, ‘0+0’, ‘금붕어’를 열창하며 단숨에 관객을 압도했다.

오프닝 무대를 앞둔 심정에 대해 그는 “과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오프닝에 섰을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 이번 시상식의 개막이라는, 설레고 두근거리는 감정을 한 번에 끌어모아 줘야 하는 역할이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그 책임감만큼이나 무척 기쁘다”고 벅찬 소회를 전했다.

한로로가 20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제35회 서울가요대상에서 록/발라드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 6. 20. 인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로로의 음악은 시적이면서도 예리하다. 록의 형태를 띠면서도 결코 과격하지 않게 청춘의 정중앙을 관통한다. 길지 않은 연차임에도 남다른 깊이를 뿜어내는 비결은 끝없는 내면의 탐구에 있다.

“깊이라고 하니 부끄럽네요. 평소 ‘당장 왜 사는지’, ‘만약 죽고 싶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등 정답이 없는 철학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영화나 책 등 저를 둘러싼 모든 것이 제 영감의 원천이죠.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하다가, 결국엔 현실로 돌아와 연습하러 가요.(웃음)”

한로로가 20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제35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 6. 20. 인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지난해 발매한 앨범 ‘자몽살구클럽’의 타이틀곡 ‘0+0’이 긴 생명력을 얻으며, 한로로는 ‘나만 아는 가수’의 껍질을 깨고 대중의 품으로 완전히 날아올랐다.

“시간이 갈수록 체감이 커져요. 차트 진입은 물론이고, 이렇게 메이저 시상식에도 오게 됐으니까요. 무엇보다 곳곳에서 제 노래가 들려올 때 기분이 정말 좋아요. 애초에 음악을 시작한 이유도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서였거든요. 앞으로 제 음악적 메시지를 더 부지런히 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차분하고 깊게 자신만의 색을 펼쳐내는 한로로는 이 시대의 청춘 그 자체를 대변한다. 그는 방황하고 흔들리면서도 결국엔 내 마음대로 적어 내려갈 수 있는 ‘일기장’에 청춘을 빗댔다.

“예전에 청춘을 일기장이라고 표현했는데, 여전히 마음은 같아요. 4~5년이 지나고 나니 밑줄 긋게 되는 문장들이 많아졌어요. 예상치 못한 하루하루를 겪으면서, 지워버리는 문장도 생기고 다시 새롭게 쓰기도 하죠. 그렇게 내가 진정 쓰고 싶은 문장이 더 분명해지는 과정이, 곧 청춘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한로로가 20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제35회 서울가요대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 6. 20. 인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최근 유튜브 글로벌 아티스트 개발 프로그램 ‘2026 파운드리(Foundry)’의 한국 대표로 선정되며 글로벌 무대까지 시야를 넓힌 한로로. 늘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대중의 마음을 두드리는 그의 비행은 이제 막 궤도에 올랐다.

“아티스트로서는 좀 더 정교한 앨범을 내는 것, 그다음엔 더 큰 규모의 공연장에 서는 것이 당장의 큰 도전이에요. 인간 한로로의 목표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단단해지는 거고요. 사소한 행복들을 놓치지 않으며, 지금처럼 차분한 한로로를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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