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니요? 눈동자 초점을 잃었을 뿐”…수원 악몽 떨친 KIA ‘신상 마무리’ 성영탁

김은진 기자 2026. 6. 25.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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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만에 다시 마운드 올라
마무리 경력 첫 실패 극복
5점 차 편안한 상황이라도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 깨달아
정해영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껴

천하의 오승환도 블론세이브를 했고 패전 투수가 된 적이 있다. 100% 보장이란 없는 야구에서 실패는 누구나 거치는 필수 코스다. 1군 데뷔 2년 차, 초보 마무리 성영탁(22·KIA)은 지난 주말 수많은 격려와 조언과 가르침을 받았다.

20일 수원 KT전에서 9-4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4피안타(1홈런) 2볼넷 5실점을 기록하며 경기 마지막 투수가 되지도 못한 성영탁은 사흘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실점은 했지만 그날의 악몽을 완전히 떠나보내기에는 충분했다.

성영탁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7-2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 좌완 김범수가 등판했으나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만들자 마무리 성영탁이 나갔다. 앞서 3점 차때 등판을 준비하며 이미 몸을 풀었던 성영탁은 카스트로가 9회초 2점 홈런을 치면서 5점 차가 돼 철수했으나 9회말 주자가 쌓이자 급히 다시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다.

20일 KT전 실패 이후 사흘 만의 첫 등판이었다. 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으나 베테랑 타자 서건창에게 2구째에 좌전안타를 맞아 3루 주자에게 홈을 내줬다. 이동걸 투수코치가 한 번 마운드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고 내려간 뒤, 성영탁은 현재 키움 최강타자 히우라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 경기를 끝냈다. 세이브 상황도 아니었지만 성영탁에게는 마무리 경력 첫 실패의 장을 넘긴 투구였다.

성영탁은 “올라갈 때 그날(20일) 경기가 생각났다. 불펜에서 대기하는데 그때처럼 5점 차다보니 (곽)도규가 좀 풀어준다고 눈 마주치고 웃으면서 장난치고 나가기는 했는데, 그때 생각하니 짜증이 났다고 해야 하나, 분한 마음으로 올라갔다”며 “그래서인지 좀 흔들려서 주자 한 명을 불러들여 만족은 못 하지만, 그래도 잘 끝내서 리프레시가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KIA 성영탁이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그날 이후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많은 생각도 했다. 성영탁은 “이동걸 코치님께서 마무리는 반드시 한 번은 그런 경기를 하게 된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이렇게 크게 나올 줄 몰랐다. 코치님께서 잘 다독여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털어낼 수 있었고, 오늘 감독님께서 마지막에 믿고 올려주셔서 잘 회복한 것 같다”고 했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못 잡고 5실점을 했는데도 23일 현재 성영탁의 시즌 평균자책은 3.16이다. 그동안 얼마나 훌륭하게 던져왔는지를 보여준다. 실패는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 첫 실패를 경험한 성영탁도 많은 것을 깨달았다.

당시 선두타자 힐리어드에게 등판하자마자 초구에 홈런을 맞은 것이 악몽의 서막이었다. 성영탁은 “초구 홈런 맞은 게 한 번 정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안일하게 들어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했고, 5점 차의 편한 상황이었는데 그럴 때 더 집중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경험이었다. 던지면서 정신을 못 차린 적은 그 경기가 처음이었다”고 떠올렸다.

또한 “계속 무실점을 하면 점점 좋은 밸런스로 자신감 갖고 던지지만 한 번 무너졌을 때 멘털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빨리 잊어야 된다. 그리고 (정)해영이 형이 대단하다는 것을 정말 새삼 많이 느꼈다. 그걸 몇 년 동안 했다는 게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억울함도 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당시 경기 뒤 선배들의 위로를 받는 장면에서 성영탁이 눈물을 훔쳤다며 ‘성영탁 울음설’이 일파만파 퍼졌다. 성영탁은 “우는 스타일 아니다. 울더라도 어디 구석에 가서 혼자 울지 다 있는 데서 그러지 않는다. 내가 못 던져놓고 운다는 게…. 그때 (한)재승이 형이 진짜 좋은 말을 갑자기 많이 해주셔서 초점 잃은 눈동자이기는 했지만 울지 않았다”고 항변하며 웃었다. KIA 마무리 성영탁이 멘털은 멀쩡하게 회복됐다.

고척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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