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사고 집 앞서 픽업… 고물가에 오프라인 공구매장 열풍
창원 성산구 점포 가보니 상품 가득
가격 싸고 재고·운영비 부담 낮아
소비자·업주 ‘절약’ 이해관계 일치
“상품 가지러 오셨어요? 오픈채팅방 닉네임이 어떻게 되세요?”
슈퍼마켓도 편의점도 아닌, 온라인 공동구매를 오프라인으로 옮겨온 이른바 ‘공구마켓’에서 미리 주문해둔 물건을 받을 땐 닉네임을 말해야 한다. SNS 오픈채팅방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닉네임을 대고 찾아가는 것. 이것이 공구마켓의 주문 방식이다.
고물가 시대, 도내 아파트 단지 상가를 중심으로 해당 형태 매장이 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찾는 소비자와 인건비를 줄이려는 업주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확산세가 가파르다.

24일 창원시 성산구의 오프라인 공동구매 매장 한쪽 벽면에는 각종 식품과 생활용품이 진열돼 있었다. 평양냉면 밀키트 3200원, 유기농 애플사이다비니거 3900원, 김치볶음밥 1590원, 에그타르트 1500원.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보던 가격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가격대다. 매장 한편 ‘PICK UP ZONE’이라고 적힌 냉장·냉동고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공동구매를 신청한 소비자들이 찾아가야 할 상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매장은 직원이 상주하는 시간대도 있지만, 그 외 시간에는 무인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모델이 빠르게 퍼지는 배경에는 소비자와 업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점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보다 저렴하게 생활용품을 살 수 있고, 가까운 단지 내 매장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다. 업주 입장에서는 공동구매 특성상 미리 주문량이 확정되기 때문에 재고 리스크가 낮다. 이런 구조 덕분에 이 공구마켓은 지난해 6월 첫 가맹점을 낸 지 1년 만에 전국 200호점을 돌파했다. 경남에도 현재 11개 점포가 창원·김해를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매장을 찾은 주민들의 말에서 고물가 피로감이 읽혔다. 공동구매로 주문해둔 상품을 수령하기 위해 해당 매장을 찾은 서호원(45) 씨는 “마트 가면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집다 보면 훌쩍 높은 가격을 계산하게 되는데, 여기는 미리 골라서 주문하니까 충동구매도 줄고 가격도 싸서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주모(31) 씨는 “단지 안에 있으니까 산책 나온 김에 찾아온다”면서도 “원하는 물건이 항상 있는 건 아니라서 아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공동구매 특성상 상품 구성이 일정하지 않고, 픽업 지정일에 맞춰 방문해야 한다는 점은 이용자들이 꼽는 불편함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고물가 장기화가 만들어낸 소비 구조 변화로 본다. 김상덕 경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대형 유통채널 외에 틈새 모델들이 빠르게 치고 들어오고 있다”며 “무인 운영과 공동구매를 결합한 방식은 비용 구조 면에서 기존 유통과 다른 경쟁력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이하은 기자 eundori@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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