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 제재 면제로 이란 60일간 최대 4조7천억원 수익"(종합)

김승욱 2026. 6. 24. 20:4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하루 최대 785억원 추가 수익…복잡한 우회 비용 절감 효과"
中 이외 시장 판로 개척이 관건…"합의 이행시 연간 54조원 횡재"
이란, 한국 등 아시아 원유 수입국에 '러브콜'…정유사와 접촉 개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미국이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양해각서(MOU)에 따라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면서 이란 경제가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조치로 이란이 60일의 기간 동안 최대 30억6천만달러(약 4조7천1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돼, 전쟁으로 고사 직전에 몰렸던 이란 경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는 관측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정학 리스크 자문업체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대표는 이란이 하루 약 3천740만~5천100만달러(약 576억~785억원)를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이란이 보유한 판매 가능한 원유를 모두 처분할 수 있다고 가정할 경우, 60일간의 제재 유예 기간 동안 총 22억4천만~30억6천만달러(약 3조4천500억~4조7천1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이란산 원유의 생산, 인도, 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 임시 일반면허를 발급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재임 당시 이란 핵합의(JCPOA)를 폐기한 이후 고강도 제재로 이란의 목줄을 죄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존 압박 일변도 정책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 등 극소수 국가에만 원유를 수출할 수 있었고, 이마저도 막대한 할인과 복잡한 우회 경로를 감수해야 했다.

다만, 에릭슨 대표는 이를 단순한 '재정적 횡재'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수사만 보면 이란이 로또에 당첨된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라며 "이란은 이미 석유를 팔고 있었으나 그동안 이른바 '그림자 선단' 운영, 불법 자금 세탁, 중개인 비용 등 일종의 '제재 세금'을 대가로 치르고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즉, 제재 유예가 새로운 수입원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수입원의 수익을 극대화해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란 전쟁이 발발한 2월 28일 이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66달러(약 10만1천640원)였지만, 이란은 약 10달러(약 1만5천400원)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판매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은 이번 조치로 시장 가격에 근접하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그림자 선단' 이용 비용, 무보험 리스크,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자금 세탁 비용 등 배럴당 약 7달러(약 1만780원)에 달하던 우회 비용이 절감되면서 이란이 실제로 손에 쥐는 실질 수익은 배럴당 총 11달러(약 1만6천940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에릭슨 대표는 공급 가능 물량의 70%인 하루 평균 230만 배럴만 판매하더라도 제재가 유지됐을 때보다 약 15억달러(약 2조3천100억원)를 더 벌 수 있다고 추산했다.

현재 이란은 약 1억8천만 배럴의 원유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전쟁 여파로 하루 230만 배럴까지 떨어졌던 생산량 역시 빠르게 회복 중이어서 60일 유예 기간 내 최대 2억150만 배럴까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 수익 증가가 장기적 경제 이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에릭슨 대표는 "이번 달에 재고를 모두 털어내고 나면 다음 달 생산량은 전쟁 전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며 제재 유예 조치가 60일이 아닌 1년간 이어지더라도 연간 최대 추가 이익은 100억달러(약 15조4천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벤 케이힐 선임연구원 역시 중요한 것은 '60일 이후의 향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대목은 이란이 중국 외 국가들에도 더 많은 원유를 판매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핵심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별도로 서명한 양해각서(MOU)의 이행 여부다. 해당 MOU에는 이란산 석유 제재를 궁극적으로 해제하기 위해 미국과 이란이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케이힐 연구원은 만약 이번 60일 한시 조치가 영구적인 정책으로 정착된다면 이란 경제에 크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란이 2015∼2017년 수준의 수출량을 회복하고 유가를 배럴당 70달러(약 10만 7천800원)로 잡았을 때, 이란은 매년 350억 달러(약 53조9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석유 수출 수익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란은 제재 일시 면제를 계기로 원유 수출을 재개하고 해상에 대기 중인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 정유사들과 접촉을 개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 관계자들은 미국의 제재 면제가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한국과 인도, 일본 등의 정유사들과 접촉해 왔으며, 발표 이후에는 그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하지만 아시아 정유사들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대부분 이미 대체 공급원을 확보해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ksw08@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