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호우~’ 날다
비판 여론 부담 털고 골 감각 회복…“지난 일주일, 은퇴한 듯했다”

“힘들고 암울한 한 주였다. 이미 은퇴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1차전 부진 후 자신과 팀을 둘러싼 비판에 많이 힘들었다며 한 말이다. 호날두는 늘 그랬듯 엄청난 비난 속에 다시 화려하게 비상하며 새 역사를 썼다.
호날두는 24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2차전에서 2골을 터뜨려 포르투갈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호날두는 1차전인 콩고민주공화국전에서 무척 부진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 호날두를 선발로 내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은 호날두를 믿고 선발로 내세웠다.
전반 6분, 마침내 호날두의 ‘한 방’이 터졌다. 호날두는 주앙 칸셀루가 오른쪽 측면에서 투입한 땅볼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 선제골을 넣었다. 호날두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6개 대회에서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똑같이 월드컵 6개 대회에 출전한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무득점에 그쳤다.
호날두는 팀이 2-0으로 앞선 전반 39분 자신의 2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에 침투한 호날두는 브루누 페르난드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가 나온 틈을 보고 반대편으로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차 넣었다. 월드컵 통산 10번째 득점을 달성한 호날두는 ‘흑표범’ 에우제비우(9골)를 제치고 포르투갈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 단독 1위에 등극했다. 로이터통신은 “비판을 잠재운 완벽한 반격”이라며 “호날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스타다. 파티에 늦게 왔지만 결국 주인공이 됐다”고 전했다.

호날두의 골 이후 포르투갈은 2골을 추가해 대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난 순간 호날두는 카메라를 향해 “내가 돌아왔다(I’m back)”고 두 차례 외쳤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비난과 압박에 대한 감정 폭발로 해석되는 세리머니였다. 호날두는 “기록을 깨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내 목표는 대표팀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기록 달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그는 1차전 이후를 돌아보며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버텼다. 그 어떤 것보다 노력을 믿기 때문이다. 힘든 시간이었던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결국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파비오 칸나바로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감독은 “나이를 잊게 하는 프로 정신”이라며 “1㎝만 공간을 줘도 골을 넣는다. 몇년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메시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아르헨티나가 J조 1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포르투갈이 K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8강에서 메시와 호날두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메시와 만날 가능성을 두고 호날두는 “좀 무의미한 질문이라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되면 멋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한 기자가 “어제 메시가…”라고 운을 떼며 메시가 월드컵 최다골 주인공이 된 데 대한 질문을 하려 하자 호날두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며 대답을 피하기도 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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