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그대로, 중국은 5배 인상”…日, 여행 비자 48년 만에 초강수 둔 이유는?

김주리 2026. 6. 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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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일본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일부 국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외국인 유입 관리 강화를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 등의 요인으로 인해 48년 만에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단수 비자 발급 수수료는 기존 약 18달러에서 93달러(약 14만원)로, 복수 비자는 약 37달러에서 186달러(약 28만원)로 인상된다. 적용 대상은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지난해 일본 관광객 유입 규모가 컸던 100여 개 국가다. 한국은 이번 인상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약 70개 비자 면제국 국민은 기존과 같이 별도 수수료 없이 입국할 수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2028년 도입을 목표로 전자여행허가제(Jesta)를 준비 중이며, 관련 수수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집권 자민당은 이번 조치로 확보되는 추가 재원을 일본 국민의 여권 발급 비용 인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여권 발급 수수료를 약 43달러 낮추는 데 보조금 형태로 사용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월 조기 총선 과정에서 이민 문제와 중국의 경제·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강조하며 높은 지지를 얻었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최근 수년간 유학생과 외국인 노동자 수가 증가한 점을 들어 관광비자 악용 사례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비자 지원 기관 고문이자 전 출입국재류관리청 관리인 기노시타 요이치는 “다카이치 정부의 초점이 불법 이민자 축소에서 ‘합법적인 외국인 거주자’ 규제로 이동했다”며 “외국인에 대한 이러한 가혹한 태도가 보수층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비자 제도 변경 이후 외국인이 운영하던 일부 소규모 음식점이 경영난을 겪으며 폐업하는 사례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다카이치 내각은 지난 3월 체류 허가 수수료 인상을 골자로 한 이민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약 60달러 수준이던 영주권 신청 수수료가 최대 30만엔까지 오르게 된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확보된 재원을 외국인 대상 일본어 교육과 지원 서비스 확대에 사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민자 인권단체와 도쿄·오사카 변호사회 등은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도쿄 변호사회는 성명을 통해 “영주권 취소 요건 완화 등 정부의 외국인 정책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며 “수수료 인상은 외국인에게 갑작스럽고 과도한 부담을 주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와 불법 체류 문제를 함께 언급하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무단 투기, 사유지 불법 주차, 관광지 혼잡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진 상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관광이 일본 경제에 매우 중요하지만, 일부 외국인의 일탈 행위가 대중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외국인 혐오와는 명확히 선을 긋되, 불법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관광객 증가세는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 특히 외교적 긴장 고조 등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업계에서는 비자 수수료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관광 수요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일본 정부가 오버투어리즘 완화와 체류 관리 강화라는 정책 목표를 우선시하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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