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일부국, 르완다·우즈벡에 난민 송환거점 설치 추진
프랑스·스페인 등은 반대…인권 침해 등 논란도 여전
![지난 18일 크레타섬 남부 해안에서 구조된 이주민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4/yonhap/20260624191352465yvyb.jpg)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 일부가 아프리카 르완다와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 난민을 돌려보내기 위한 거점 시설을 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유럽 외교관들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EU 체류 자격이 거부된 이주민들의 송환 절차를 처리하기 위한 이른바 '송환 센터'를 역외에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안이 승인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송환 허브가 들어서는 국가가 인권과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덴마크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스, 네덜란드, 독일 등 19개국은 이달 초 공개 서한을 통해 난민 송환 수속을 위한 역외 송환 센터의 신속한 설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 국가는 올해 내로 역외 난민 송환 센터 설립을 위한 첫 협정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실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안을 잘 아는 2명의 외교관은 송환 센터를 어디에 둘지 확정하려면 아직 정치적·외교적 절차가 더 진행돼야 하지만, 각국 정부는 르완다와 우즈베키스탄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이미 개도국에 대한 성장 지원 전략인 '글로벌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통해 르완다에 수억 유로를 투자했고, 우즈베키스탄에도 1억1천900만 유로(약 2천90억원)의 EU 보조금이 투입됐다.
송환 센터 추진에 앞장서는 유럽 국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아프리카 우간다도 송환 센터 후보지로 논의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이집트, 리비아처럼 EU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은 인신매매 위험으로 인해 후보국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EU 순회 의장국인 키프로스의 니콜라스 이오아니데스 이민장관도 역외 송환 센터 설립 법안이 지난주 유럽의회에서 승인되기 전 "기본 구상은 아마도 (송환 센터를)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에 설립하는 것"이라며 "유럽 국경과 가까운 곳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오아니데스 장관은 또한 역외 송환 센터 결정에 있어 인권 보호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EU는 인권 보호 규정이 준수되는지를 감독하는 데 있어 국제이주기구(IOM)과 유엔난민기구(UNHCR)와 같은 국제기구들의 도움을 받기를 원한다고도 말했다.
유럽 국가들의 이번 역외 난민 센터 설립 추진은 앞서 비슷한 계획이 수년 간의 법적·정치적 논란 끝에 좌절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영국은 당초 르완다에 이주민 송환 센터를 두려 했지만 이 계획은 결국 지난해 폐기됐고, 이탈리아가 아드리아해 건너 알바니아에 설치한 이주민 송환 센터 역시 법원에 번번이 제동이 걸리고 있다.
덴마크 역시 자국에 도착한 난민 신청자의 망명 심사를 제3국에서 진행하는 '난민 외주화' 법안을 2021년 세계 최초로 통과시키고 르완다와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으나 국제법 위반과 인권 침해 논란 속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난민 외주화를 추진하는 국가들은 역외 시설에 대한 명확한 법적 틀을 담은 EU의 새로운 규정이 통과됨으로써 역외 송환 센터 건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EU의 모든 국가가 역외 송환 센터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EU 주요국인 프랑스와 스페인은 이 제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제3국에 설치된 송환 센터가 실제로 제대로 작동했던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송환 센터 건립이)우리가 추구하는 유럽의 모습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편, 역외 난민 송환 센터 설립을 허용하는 EU 법안은 지난주 유럽의회에서 찬성 418표, 반대 218표로 통과됐다. 찬성표를 던진 우파와 극우 진영 의원들은 표결이 진행될 때 "그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라"고 외쳤고, 좌파와 진보 진영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맞서며 본회의장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역외 송환 센터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규정이 존엄성과 기본권 존중이라는 EU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는 것일 뿐 아니라, 역외 송환 센터를 유치한 국가에서 인권이 준수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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