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하더라도 일단 사고 봐야죠”...‘50% 할인전’ 자라· ‘노재팬’ 잊은 유니클로

방영덕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byd@mk.co.kr) 2026. 6. 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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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에잇세컨즈 등
SPA 브랜드 대규모 세일전
명품·SPA 거래액 동시 증가
패션시장서 K자형 소비 뚜렷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명동의 ‘유니클로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명동점’ 앞이 개점을 기다리는 내외국인으로 붐비고 있다. [뉴스1]
“품절되면 끝이에요. 반품하더라도 일단 사고 봐야죠.”

유니클로와 무신사에 이어 자라, 에잇세컨즈 등 국내외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들이 대규모 여름 세일전에 돌입했다. 고물가 여파로 ‘가성비’와 ‘기본템’을 앞세운 SPA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업체들의 여름 고객 잡기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자라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온라인 스토어에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여름 세일을 시작한다.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25일부터 할인 행사가 진행된다. 여름 의류와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품목이 할인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SPA 브랜드들의 세일 시작과 동시에 원하는 제품을 확보하기 위한 ‘선점 경쟁’도 뜨겁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기 상품은 몇 분 만에 품절된다”, “반품하더라도 일단 구매한 뒤 고민해야 한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캐주얼 브랜드 에잇세컨즈 역시 다음 달 15일까지 봄·여름 시즌 상품을 대상으로 슈퍼 세일전을 진행한다. 냉감 티셔츠와 린넨 의류, 기능성 이너웨어 등 여름철 인기 상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면서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유니클로도 최근 여름 감사제 등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했으며, 무신사는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인 ‘무진장 여름 블랙프라이데이’를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일상복은 물론 출근룩, 바캉스룩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할인 상품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지갑도 열리고 있다.

무신사 성수서 쇼핑하고 있는 고객들의 모습. [무신사]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와 무신사 스토어 성수·홍대 등 주요 플래그십 매장의 누적 방문객은 31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월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한 규모다.

거래액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성수·홍대 주요 매장의 합산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156% 늘었다.

특히 유니클로는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노재팬) 이후 6년 만에 사실상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시간 앱·결제 데이터 기반 시장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인의 신용카드·체크카드 결제추정금액 증가율 1위는 유니클로였다. 같은 기간 유니클로 결제추정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2% 증가했다.

유니클로 명동점 외관.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한때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 철수설까지 제기됐지만 기능성 의류 경쟁력과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은 1조3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04억원으로 81.6% 늘었다. 최근에는 신규 매장 출점과 대형점 리뉴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이 같은 SPA 브랜드의 선전이 소비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분석한다. 경기 불확실성과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 자체가 줄어들기보다는 소비 계층별 지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에서는 올해 들어 명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SPA 브랜드들 역시 할인 행사와 기능성 상품을 앞세워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5월 국내 주요 26개 유통업체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9.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백화점은 전년대비 24.5%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외국인 특수와 명품 판매 호조로 다섯 달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명품(해외유명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37.3%를 기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간 가격대 브랜드가 시장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프리미엄 명품과 초가성비 브랜드로 소비가 양분되는 모습”이라며 “패션 시장에서도 이른바 ‘K자형 소비’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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