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호프’가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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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영화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계열사 메가박스중앙이 지난 15일 지주사 중앙홀딩스를 비롯한 4개사와 함께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해서다. 메가박스중앙은 멀티플렉스체인 메가박스와 영화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운영 중이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권 순위에서 밀려 극장 수익금 정산을 못 받거나 배우 출연료와 스태프 임금이 미지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화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 메가박스는 전국에서 극장 114곳을 운영 중이다. CGV(174곳)와 롯데시네마(128곳)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플러스엠은 관객 1,000만 명을 넘긴 ‘범죄도시2’(2022)와 ‘서울의 봄’(2023) 등 여러 흥행작을 배출했다. ‘헌트’(2022)와 ‘화란’(2023) 등을 칸국제영화제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수익금 정산, 출연료 지급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구조조정에 따른 영화 유통망의 훼손이 불가피하다. 영화 투자는 더 위축될 전망이다.
□ 영화계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관객 1,690만 명)으로 극장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며 기대를 키우는 중이었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신청이 활기를 되찾으려는 영화계를 냉각시킨 셈이다. 시선은 일단 다음 달 15일 개봉하는 영화 ‘호프’에 쏠리고 있다. 플러스엠 영화로 지난 5월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나홍진(‘추격자’와 ‘곡성’ 등) 감독의 신작이다. 유명 배우 황정민과 조인성 등뿐 아니라 해외 스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까지 출연했다. 외형만으로 관객 눈길을 끌 만하다.
□ 플러스엠은 ‘호프’ 제작에 450억 원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영화계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제작비 규모다. 국내 극장에서 관객 900만 명은 모아야 수지를 맞출 금액이다. 칸영화제 상영 덕에 200개가량 국가에 판매돼 제작비 절반 정도는 회수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 ‘호프’가 흥행하면 메가박스중앙 회생에 보탬이 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호프(Hope)’는 희망을 뜻하니 공교롭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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