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액자산가 돈줄 묶자…출렁이는 홍콩 금융시장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2026. 6. 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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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역외 증권사 3곳에 3억달러대 벌금
400억 이상 자산가 대상 세무조사 통지도
본토 부유층 해외 투자 통로 차단 본격화
홍콩 증시, 미국 호주 등 해외투자시장 악재
“투자 차단 아닌 자금 파악 차원” 시각도
홍콩 빅토리아 하버 전경. AFP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자본 유출 단속 이후 본토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투자 통로가 좁아지고 있다. 중국 부유층 자금을 흡수해온 홍콩 금융시장과 글로벌 투자 업계로도 파장이 번지는 분위기다.

2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달 중국 본토 무허가 영업 혐의로 푸투증권·타이거브로커·롱브리지증권 등 3개 역외 증권사에 총 3억 3000만 달러(약 5086억 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국은 이들 업체에 본토 투자자 모집, 신규 고객 확보, 신규 계좌 개설도 금지했다. 향후 중국 내 웹사이트, 거래 애플리케이션, 관련 서버 등도 폐쇄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중국 본토 개인투자자는 원칙적으로 중국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 펀드를 통하거나 직접 홍콩 등에 가서 증권 계좌를 만들어야 해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푸투와 타이거브로커 등은 온라인으로 본토 거주자들이 손쉽게 홍콩 등 역외 증권 계좌를 만들고 미국·홍콩 주식과 ETF를 매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해외 인수합병(M&A)을 규제하고 개인당 연간 5만 달러만 환전을 허용한 2016~2017년 이후 약 10년 만의 고강도 단속으로 평가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계와 기업·금융기관은 사상 최대 수준인 8070억 달러(약 1240조 원)를 해외로 이동시킨 것으로 추산됐다.

부동산 침체로 지방정부의 토지 매각 수입이 급감하고 부유층에 대한 과세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당국이 해외 자산 추적과 자금 흐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베이징·상하이·광저우에서 개인들이 최소 2018년까지를 과세 기간으로 잡고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부분 계좌에 3000만 달러(약 462억 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들이다.

이는 수년간의 경기 침체를 딛고 부활 중인 홍콩 금융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본토 고액 자산가들의 신규 자금 유입이 둔화될 경우 프라이빗뱅킹, 증권 중개, 기업공개(IPO) 시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번 제재 대상에 오른 푸투증권은 올해 홍콩에서 30건의 IPO를 주관해 현지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중국 중룬법률사무소의 클리퍼드 응 대표변호사는 “중국 초고액 자산가들의 홍콩 자금 이동이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는 이미 중국 당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덜 미치는 유럽으로 자산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관리 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고액 자산가들은 그동안 뉴욕 패밀리오피스(공동주택), 밴쿠버의 고급 콘도 등 전 세계 자산에 투자해왔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경우 신규 자산의 약 30%가 해외에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 고객들이 맡긴 돈이다.

다만 중국 정부의 목표가 해외투자 차단보다 자금 흐름 통제에 있다는 시각도 있다. 크리스토퍼 마퀴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 단속은 중국 부유층이 본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사적 통로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이라며 “핵심은 통제력 강화”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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