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나델라 "소수 AI기업, 세계 좌지우지해선 안된다"

황정수/이혜인/손주형 2026. 6. 24. 17:4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픈AI·앤트로픽 등 독과점 구조에 경고
"선출되지 않은 AI기업 경영자들
일자리 감소·인류 멸종 등 예언
정부로부터 막대한 투자금 받아"
사회 통제하는 공포마케팅 비판

인공지능(AI)산업과 관련된 우려가 ‘버블’론을 넘어 권력 집중에 대한 경고로 번지고 있다. AI산업을 주도하는 빅테크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사진)까지 나서 ‘소수 기업의 시장 독과점’을 경고할 정도다. 대형 AI 기업 CEO의 정치적 행보와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과도한 공포 마케팅이 정치·사회 영역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 AI 독점 우려한 빅테크 CEO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거대 AI 기업이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MS는 오픈AI, 앤트로픽 등 AI 기업의 주요 투자자라는 점에서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나델라 CEO가 지적한 AI산업의 문제는 패권 경쟁 방식이다. 그는 “누구나 알 만한 유명 AI 기업이 세상을 바꿀 힘을 지닌 기술을 독점하면서 정부를 향해 막대한 투자 자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AI 패권 경쟁 구도를 비판한 건 나델라 CEO가 처음이 아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다리오 아모데이(앤트로픽), 샘 올트먼(오픈AI), 데미스 허사비스(구글 딥마인드),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 등을 지목하며 “선출되지 않은 이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청난 권력을 쥔 소수 기업인이 인류 자체를 끝장낼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장은 “AI가 정치적, 영리적 ‘편향성’을 가질 수 있는데 통제 장치가 없다”고 진단했다.

 ◇ 공포 마케팅으로 위험 자초

이들 AI 기업은 공포 마케팅으로 후발 주자들 발을 묶기도 한다. 앤트로픽은 최근 자사가 개발한 AI 모델 미토스가 정부 보안 체계를 뚫어낼 위협이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올트먼 CEO는 “AI는 핵 전쟁과 팬데믹 이상으로 인류 멸종을 이끄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순수한 우려가 아니라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AI와 관련한 규제 장벽을 세워 신생 스타트업 등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이 내놓은 AI 모델 성능을 과장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려는 마케팅의 일환이다. 나델라 CEO도 “일부 AI 기업이 안전 위험과 일자리 감소에 관해 암울한 예언을 늘어놓고 있다”며 “이는 사회를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의도치 않은 후폭풍을 부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을 일종의 전략 자산으로 평가해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AI 분야 세계적 석학인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는 “아모데이 CEO가 미토스 등 AI에 대해 과도한 공포 마케팅을 해온 결과가 나왔다”며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자본 조달 확대는 ‘끝물 신호’?

월가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등 투자비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잇따르는 AI 회사의 기업공개(IPO) 및 유상증자와 관련한 우려가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호황이 끝나기 전 최대한 돈을 끌어모으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때 기업 인수합병(M&A) 자금의 ‘3분의 2’는 주식 발행으로 조달했다. 지난달까지 주식 발행을 통한 조달 비중도 ‘3분의 1’에 도달해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닷컴버블 당시 상황에 다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WSJ는 “닷컴버블 때도 IPO와 유상증자가 급증했다”며 “기업이 앞다퉈 주식 발행에 뛰어드는 건 AI 랠리의 불안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AI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금융시장에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5월 금융 안정성 검토 보고서를 통해 “AI 투자에서 민간 신용 비중이 급증했다”며 “AI 기업 실적이 부진하면 금융회사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고 평가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버블론은 AI에 대한 모독”이라며 “AI 혁명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수/이혜인/손주형 기자 hjs@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