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하나로 완성"…삼성, AI 품은 '모듈러 주택' 출사표
보안·에너지·가사까지…AI가 알아서 다 관리
단독주택서 시작된 '삼성표 스마트홈' 청사진
3년내 1만세대 목표…공동주택까지 확대 추진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을 앞세워 단독주택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단순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주택 설계 단계부터 AI 기술을 녹여낸 'AI 홈'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일주일 만에 짓고 AI까지 탑재

삼성전자는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공간제작소와 협력해 '삼성 AI 모듈러 홈'을 선보였다고 24일 밝혔다. 양사는 최근 경기도 화성시에 공동 기획·제작한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을 열고 AI 기반 주거 솔루션을 공개했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주택의 80% 이상을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간제작소는 현재 41종의 표준 모델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기존 모델을 선택하거나 평면과 구조를 직접 설계할 수도 있다. 20평대 소형 주택부터 대형 주택까지 구현 가능하며 30평형 기준 제작 기간은 약 일주일이다.
공사 기간과 비용 경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 방수 건조 과정이 필요한 철근콘크리트 공법과 달리 목조 모듈러 주택은 대부분의 공정을 공장에서 마친다. 공간제작소는 목조 모듈러 주택의 전체 시공 기간이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의 약 20% 수준이며 건축 비용은 평당 약 480만원으로 기존 공법의 60~7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는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제조업 방식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품질 관리가 가능하고 공사 기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숙련공 감소와 공사비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주목한 것은 집 자체보다 '설계 단계부터 연결된 AI 홈'이다. 기존에는 입주 후 가전과 IoT 기기를 개별 설치해야 했다면 AI 모듈러 홈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가전·센서·카메라· 전동 블라인드 등을 반영한다. 전선과 콘센트 배치까지 스마트홈 활용을 전제로 설계해 입주 즉시 AI 홈 환경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신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그룹장은 "소비자들은 공간을 설계할 때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공간과 AI 홈 경험을 원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QR코드 하나만으로 설정과 연결이 완료되는 주거 경험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의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꼽히는 초기 설정 부담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AI 모듈러 홈 구매 고객에게는 전문 인력이 방문해 집 전체의 자동화 시나리오를 구축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귀가 시 조명·에어컨 자동 작동 △취침 시 커튼 개폐 △화재 감지 시 환기장치 가동 등 다양한 기능을 입주 직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녹스 보안·스마트싱스로 완성한 'AI 홈'

AI 홈의 중심에는 삼성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가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싱스는 전 세계 4억6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370개 이상 파트너사, 4700개 이상 기기와 연동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단독주택 거주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보안·안전·에너지 관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쇼룸에서는 다양한 자동화 시나리오가 구현됐다. 사용자가 '귀가 모드'를 실행하면 조명·에어컨·공기청정기가 자동으로 작동하고, '외출 모드'에서는 조명·냉난방기·커튼 등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다. 침실에서는 수면 시간에 맞춰 조명·공조 시스템이 자동으로 조정되고 아침에는 전동 커튼이 열리며 음악이 재생된다.
보안과 안전 기능도 강화했다. 도어캠·홈캠·로봇청소기 카메라를 연동해 외부인 접근과 택배 도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연기·누수 센서를 통해 화재와 누수 위험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스마트싱스를 통해 즉시 알림이 전달된다.
보안성 확보를 위해 삼성 녹스(Knox) 플랫폼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국제 보안 인증기관 UL 기준 최고 수준인 '다이아몬드 등급' 요건에 부합하는 보안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관리 기능도 눈에 띈다. 스마트싱스 AI 에너지 모드는 사용 패턴을 분석해 가전 작동을 최적화하고 전동 블라인드와 히트펌프 기반 냉난방 시스템(EHS)을 연동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다. 단독주택의 높은 냉난방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주방에서는 AI 기반 식재료 관리 기능이 공개됐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와 AI 비전 기술을 활용해 식재료를 자동 인식하고 푸드리스트를 생성한다. 이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추천하고 조리기기로 전송할 수 있다. 와인 냉장고는 라벨을 분석해 보관 정보를 기록하고 음식 페어링 정보를 제공한다.
손님맞이를 위한 자동화 기능도 구현했다. 사용자가 스마트싱스에서 '웰컴 모드'나 '파티 모드'를 실행하면 조명·음악·실내 온도·커튼 등이 한꺼번에 조정된다. 냉장고는 보관 중인 식재료를 기반으로 요리를 추천하고 AI 와인 매니저는 와인 정보를 제공한다.
가사 노동 부담을 줄이는 AI 가전도 함께 적용됐다.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처리하는 '비스포크 AI 콤보' 일체형 세탁건조기와 사물은 물론 액체까지 인식하는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 로봇청소기가 대표적이다.
단독주택 넘어 공동주택으로

모듈러 주택의 자산 가치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공법의 차이일 뿐 일반 단독주택과 동일한 건축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모듈러 주택이라고 해서 일반 단독주택보다 가치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단독주택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건물보다 토지 가치 중심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또 AI 홈 구축을 위해 설치한 가전은 이사할 때 일반 가전과 마찬가지로 이전 설치 서비스를 통해 그대로 옮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공간제작소와 협력한 목조 모듈러 주택을 시작으로 향후 철골·콘크리트 기반 공동주택과 공공주택으로 AI 홈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양사는 소비자 수요에 맞춘 복수의 AI 홈 상품군을 준비 중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20평대 주택 기준 AI 홈 솔루션 가격은 베이직 모델이 500만~600만원대, 프리미엄 모델이 1200만~1500만원대로 논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단독주택형 AI 홈 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3년 내 누적 1만 세대에 AI 홈 솔루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이번 사업을 삼성전자의 AI 홈 전략이 '가전 중심'에서 '주거 공간 중심'으로 확장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독주택을 시작으로 아파트·오피스·숙박시설·공공주택까지 AI 홈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그룹장은 "삼성 AI 모듈러 홈은 단순히 AI 가전을 탑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 주거 환경에서 겪는 불편과 고민을 AI 기술로 해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주거 형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차별화된 AI 홈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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