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기장을 춤으로···SD댄스컴퍼니 공연 ‘다이어리’

지난 20일, 대구 서구문화회관에서 미디어아트와 춤을 결합한 공연 ‘다이어리(Diary)’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SD댄스컴퍼니의 앙코르 무대로, 바쁘고 정신없는 현대인의 일상을 무용과 영상예술로 풀어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다이어리’라는 제목처럼 공연은 우리의 일상 속 다양한 순간들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대사 대신 춤으로 등장인물의 기쁨과 설렘, 고민과 갈등, 성장과 치유의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떠올리도록 했다. 무대 위 이야기는 특정 인물의 일기이면서도 동시에 관객 각자가 마음속에 써 내려가는 또 하나의 일기가 되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대구 도심의 풍경이 영상으로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하였다. 이어 토끼 모자를 쓴 인물이 잠들어 있는 주인공을 깨우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출근길에 지하철 승하차, 사무실로 향하는 여정이 미디어아트로 구현되었고, 배우들의 움직임이 더해지며 실제 공간을 이동하는 듯한 생생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는 미디어아트가 공연예술과 결합했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몰입감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공연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상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답답함 등 현대인이 겪는 현실적인 고충도 담아냈다. 동시에 SNS를 통해 잠시 현실을 벗어나 휴식을 얻고 또 다른 자신을 마주하는 모습을 여러 등장인물의 분장과 춤 선을 통해 생생하게 표현했다. 토끼 모자를 쓴 인물이 주인공을 SNS 속 세계로 이끄는 장면에서는 화면에 회중시계가 등장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를 연상시키며 상상력을 자극했다.
특히 SNS를 다룬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작품들이 SNS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다이어리’는 지친 현대인이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휴식처’의 역할로 SNS를 표현했다. 주인공은 SNS에 매몰되지 않고 그 속에서 위로와 휴식을 얻은 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며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어낸다. 이러한 연출은 SNS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며, 건강한 현대인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서 관객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공연은 주인공 한 사람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았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해 각자의 삶과 인간관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며 그들의 기쁨과 슬픔, 기대와 좌절까지 함께 느끼게 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했다.
‘다이어리’는 거창한 사건이나 특별한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평범한 하루를 무대 위에 펼쳐낸 작품이었다. 미디어아트와 무용이 어우러진 감각적인 연출 속에서 관객들은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고, 지나쳐 왔던 감정과 순간들을 다시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쁜 삶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 이번 공연은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준 의미 있는 무대로 기억될 것이다.
/김소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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