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청산 갈림길 홈플러스, 정부 개입 나설까

이원재 기자 2026. 6. 24. 17:2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회생법원, 노조에 의견조회서 전달
노조 “사실상 청산 통첩과 다름없어”
정부 개입·긴급 운영자금 지원 촉구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정혜경(진보당·비례) 국회의원실, 한창민(사회민주당·비례) 국회의원실과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회생절차 종료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마트노조와 정치권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정혜경(진보당·비례) 국회의원실, 한창민(사회민주당·비례) 국회의원실과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개입과 정상화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이 오는 7월 3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3일 마트노조에 회생 절차에 대한 의견조회서를 송달하고 오는 30일까지 답변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홈플러스 측에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조달 계획도 제출하도록 통보했다.

대책위는 "회생절차 종료 시한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결단을 회피하고, 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채권 회수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회생이 아닌 파멸적인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회생법원이 23일 노동조합에 홈플러스 회생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의견조회서를 전달하며 당장 다음 주까지 답할 것을 요구했다"며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홈플러스의 청산을 감당하겠냐고 묻는 잔인한 통첩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정부에 29일까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법원 의견조회서에 대한 입장 표명 △긴급 운영자금 지원 방안 마련 △기업구조조정 전문기관 유암코(UAMCO)를 통한 정상화 추진 △MBK파트너스에 대한 수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청산은 10만여 명에 달하는 직영·협력·외주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전국 매장 입점 점주들을 거리로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대자본의 폭주로 인한 사회적 재난을 정부가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홈플러스 사태는 사기업의 경영 문제가 아니라 수만 명 노동자의 생존권과 지역경제가 걸린 문제"라며 "정부는 대주주와 채권단, 노동자,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실질적인 회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청산을 서두를 때가 아니라 회생 가능성을 끝까지 살펴야 할 때"라며 "법원은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을 연장해 사회적 논의와 실질적인 회생 방안 마련을 위한 시간을 보장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지난 1년 3개월은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정부의 무책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며 "회생이 아니라 청산을 바라는 경영진 대신 기업구조조정 전문기관인 유암코가 관리인으로 나서야 한다"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어 "청산이 결정되면 1만 2000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중소상공인의 연쇄 도산이 우려된다"며 "정치적 부담보다 국민의 삶을 우선해 청산이 아닌 회생으로 민생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손상희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천막농성과 노숙농성, 삭발, 단식까지 하며 1년 넘게 싸워왔지만 정부와 여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회생법원이 최근 회생자금 2000억 원을 마련하지 않으면 법대로 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며 "회생법원이 회사를 살리는 곳인지 죽이는 곳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 청산은 단순히 회사 문을 닫는 문제가 아니라 수십만 명의 생계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정부가 하루빨리 개입해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