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나가” 한마디에 조명·에어컨 꺼졌다…AI가 관리하는 ‘본투비 스마트홈’

“나 지금 나가.”
24일 오전 경기 화성의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 거실에서 이 한마디를 하자 집 안 조명이 꺼지고, 에어컨 전원이 꺼졌다. 커튼은 자동으로 닫혔다. 외출할 때 사람이 하나하나 스위치를 끄거나 가전을 확인하지 않아도, 집이 스스로 외출 모드로 전환되는 식이다. 문밖 침입 상황부터 집 안 누수, 냉난방 효율까지 인공지능(AI)이 관리하는 단독주택의 모습이었다.
삼성전자가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기업 공간제작소와 손잡고 단독주택형 AI 주거 솔루션 ‘삼성 AI 모듈러 홈’을 확장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집의 80% 이상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설치하는 방식의 주택이다. 공간제작소에 따르면 30평대 주택 한 채를 제작하는 데는 약 1주일이 걸린다. 현장 설치를 포함한 전체 공사 기간은 기존 방식 대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주택은 ‘스마트홈’으로 만들기 위해 완공 후 가전과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따로 들여놓는다. 반면 삼성 AI 모듈러 홈은 주택 설계 단계부터 소비자가 선택한 AI 가전과 기기를 반영한다. ‘본투비 스마트홈’인 것이다.
모듈러 주택 건설과 동시에 냉장고, 세탁건조기, 로봇청소기, 도어캠, 홈캠, 누수 센서, 블라인드 등 각종 AI 탑재 기기를 설치하고 이를 삼성전자 가전 제어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로 연결한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으로 집 안 기기들을 한 번에 구동할 수 있다. 처음부터 AI 홈 기능이 집 안에 들어가 연결된 상태라, 기존처럼 가전과 IoT 기기를 하나하나 구매해 설치하고 따로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었다.
삼성전자가 단독주택형 AI 홈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스마트홈으로 전환 시 누릴 수 있는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외부와 맞닿은 공간이 많아 침입 범죄나 택배 도난에 대한 불안이 크고, 화재·누수 발생 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또한 냉난방 손실이 많아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를 스마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쇼룸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AI와 삼성의 가전 제어 앱으로 관리하는 장면이 시연됐다. 현관에 설치된 AI 도어캠은 외부인을 감지해 사용자 스마트폰이나 집 안 가전 화면으로 알려준다. 필요하면 에스원 긴급 출동 서비스와도 연계된다. 집 안에서는 홈캠과 로봇청소기 카메라를 통해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화재나 누수 대응 기능도 강조됐다. 스마트싱스와 연결된 센서가 화재나 누수를 감지하면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내고, 동시에 집 안 조명이 점멸한다. TV, 스피커, 로봇청소기 등을 통해 음성으로도 위험 상황을 알린다. 가전제품 이상이 발생했을 때는 AI 기반 원격 진단 서비스가 고장 여부와 조치 방법, 부품 교체 시기 등을 안내한다.
에너지 관리 역시 핵심 기능이다. 단독주택은 구조상 냉난방 손실이 크고 교외 지역에서는 등유 보일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이 낮다는 취약점이 있다. 삼성 AI 모듈러 홈은 스마트싱스 기반의 ‘AI 절약 모드’로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 확인하고, 누진 구간 도달 전에 가전을 절전 모드로 자동 전환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모듈러 홈을 AI 홈 확장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아파트나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빌딩, 오피스, 숙박 시설, 문화 공간 등 사람이 머무는 다양한 공간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AI 모듈러 홈은 단순히 AI 가전을 탑재하는 것을 넘어, 실제 주거 환경에서 소비자가 겪는 보안, 관리, 에너지 비용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는 솔루션”이라며 “AI홈을 특정 주거 형태에 한정하지 않고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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