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턱과 겔로프의 오른손, 요즘 가장 '핫한' 타자 둘의 아찔했던 그 순간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시즌 5호 홈런을 때린 날 큰 부상을 입을 뻔했다. 정말 아찔했다.
이정후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홈게임에 평소처럼 5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전날 휴식일을 보낸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0-0이던 2회말 1사후 애슬레틱스 우완 선발 애런 시볼리의 2구째 한복판으로 날아든 88.3마일 커터를 그대로 통타해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발사각 30도, 타구속도 909.9마일로 날아간 공은 오라클파크에서 가장 깊숙한 '트리플스 앨리'를 넘어갔다.
비거리가 414피트로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터뜨린 홈런 15개 중 가장 멀리 날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최장 비거리 타구는 지난 1일 쿠어스필드에서 5회초 콜로라도 로키스 우완 잭 아그노스에게 빼앗은 우중간 펜스 상단을 때린 2루타로 427피트였다.
이정후는 2-1로 앞선 4회에는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해 윌리 아다메스의 중전안타, 드류 길버트의 사구로 3루까지 진루했으나, 다니엘 수색이 삼진으로 물러나 홈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정후가 부상을 입을 뻔한 상황은 6회말에 나왔다.
선두타자로 들어선 이정후는 좌완 맷 크룩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골랐다. 이어 아다메스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애슬레틱스 포수 셰이 랭걸리어스의 송구가 오른쪽으로 기울자 커버를 들어간 2루수 제프 맥닐이 포구를 하기 위해 글러브를 낀 왼팔을 뻗었다. 그 순간 이정후와 부딪혔다. 공은 우중간으로 빠졌고, 맥닐의 팔이 슬라이딩을 하던 이정후는 얼굴을 그대로 강타했다. 오라클파크에 순간 정적이 흘렀다.
베이스를 베개 삼아 누운 이정후는 공이 어디로 갔는지를 보려고 살짝 고개를 든 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누운 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트레이너와 통역, 토니 바이텔로 감독이 모두 뛰쳐나왔다.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상태를 점검받던 이정후는 잠시 후 일어나 경기에 남았다. 턱에 충격이 가해졌을 뿐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앞서 애슬레틱스 리드오프 잭 겔로프도 비슷한 상황에서 손 부상을 입어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2회말 공격, 이정후가 선제 홈런을 날린 뒤 아다메스가 2루타를 터뜨려 1사 2루. 이어 타석에 들어선 맷 채프먼이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를 날린 뒤 2루를 향해 달렸다.
애슬레틱스 좌익수 타일러 소더스트롬이 2루로 던졌고, 그 사이 아다메스가 홈을 밟았다. 소더스트롬의 송구를 받은 2루수 잭 겔로프는 2루로 서서 들어오던 채프먼을 태그아웃해 처리했다. 그런데 그 순간 바닥을 짚은 겔로프의 오른손이 채프먼의 왼발에 밟혔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던 겔로프는 결국 교체됐다. 공교롭게도 6회 이정후와 충돌한 애슬레틱스 2루수가 바로 겔로프의 바통을 이어받은 맥닐이다.
겔로프는 6월 들어 애슬레틱스에서 가장 핫한 타자다. 전날까지 2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최근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긴 안타 행진이었다. 하지만 2회 부상을 입고 교체되는 바람에 1타수 무안타로 이날 경기를 마쳐 24경기에서 행진이 멈췄다.
또한 공교롭게도 겔로프가 1회 첫 타석에서 친 플라이를 처리한 선수가 바로 우익수 이정후였다.
양팀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타자들이 아찔한 상황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겔로프는 다행히 X레이 검사 결과 뼈와 인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겔로프는 올시즌 타율 0.282(209타수 59안타), 11홈런, 29타점, 40득점, OPS 0.834를 기록 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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