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인명사고 88% 부주의로 발생…기후부, 작업환경 개선 지원 강화[르포]
점화원 관리 등 3대 원인별 예방책 지원
[예산(충남)=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화학사고는 시설이나 제도 부족보다 작업자의 안전수칙 미준수 같은 사람에 의한 사고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현장의 안전기준을 잘 따르는 게 중요합니다.”
화학물질 안전사고에 의한 인명피해가 3년 연속 증가하면서 정부는 현장 중심의 저감방안을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그동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직접 현장 지원을 통해 인명피해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24일 이데일리가 방문한 충남 예산군에 있는 산업용 세정제 제조사 바이켐 사업장에는 인화성 물질의 누출과 폭발을 막을 각종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사업장 정문에는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고, 도로에는 화학물질 주의 구간이 페인트로 표시돼 있었다. 건물 내부에는 공기 중 일정 농도 이상 화학물질이 있을 때 울리는 청각알람장치와 정전기 발생을 막는 방전패드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이곳은 환경친화형 산업용 세정제와 고순도 정제 유기용제를 만들기 위해 월평균 250t 가량의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한다. 기후부는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보다 폭발로 인한 인명피해가 많은 점을 고려해 해당 기업에 방전패드와 음성안내장치, 화학안전구역 표시 등 종합 안전대책에 필요한 예산을 처음 지원했다.

정부가 작업장 내 환경개선에 주목한 배경에는 최근 3년간 인명피해가 지속 증가해서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사업장 화학사고(354건) 중 인명피해 사고는 총 180건이다. 2023년 68명이던 사상자는 2024년 80명, 2025년 150명으로 불어났다.
인명피해 사고의 88.3%(159건)는 법정 안전기준을 현장에서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점화원 관리 소홀(39건, 24.5%) △개인보호장구 미착용(44건, 27.7%) △단기노동자 사고(17건, 10.7%)가 3대 원인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대신 환경 개선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이를 위해 기후부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울산·서산·여수 등 주요 산업단지 내 331개사의 현장 안전관리자 480명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내년부터는 이 조사 결과와 중소기업의 노후 취급시설 개선 사업을 연계해 고위험 사업장에 화학사고 인명피해를 줄일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점화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정전기 예방조치를 법정 자체점검 항목에 반영해 주 1회 점검토록 하고 작업 전 방전패드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개인보호장구 착용 유도를 위해 위험공정·밀폐공간으로 가는 출입 통로를 화학안전구역으로 지정하고, 입구와 출구에 음성안내 장치를 설치해 안전수칙을 반복 안내할 방침이다.
단기노동자는 기존의 온라인교육을 작업 전 현장교육으로 전환한다. 이외에도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확대하고,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을 화학안전점검의 날로 운영해 사업장의 자율적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조현수 기후부 환경보건국장은 “보호장구 착용, 정전기 방지, 작업 전 교육 등 현장 중심의 예방 대책을 적극 추진해 화학사고로부터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영민 (yml122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용범 “삼성·SK하이닉스 호남 투자 논의 있는 것 사실”
- 밤에 MDL 넘어온 북한군…합참, 신병 확보 후 조사 착수
- "팔 줄 몰라"...'SK하이닉스 100배 수익' 김문수, 알고 보니
- 박용진, 인요한 적십자총재 선출에 “이게 뭐지…약간 의아했다”
- "주식 사면 매년 '2만원 쿠폰' 드려요"…日주주 혜택 '깜짝'
- "'대한민국 소멸' 소리 쏙 들어가나"…역대급 기록 나왔다
- "독일 7000만원, 덴마크 9000만원"…노태악, 부부동반 출장 사과
- 서산서 늑대개 11마리 탈출…·4마리는 아직 못 잡아
- 프랑스 기록적 폭염에 45명 사망…대부분 익사
- 18개 슈팅도 소용없었다…'우승후보' 잉글랜드, 가나 육탄수비에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