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것’ 관리했더니…도쿄 시내 골칫거리 ‘까마귀’ 확 줄었다

이휘빈 기자 2026. 6. 24. 17: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보다 80%가량 감소
최대 3만6000여마리→7000여마리
쓰레기통 관리로 먹이 차단·번식 줄여
한국은 증가세…장기적 해결책 필요
일본 도심 속 까마귀.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 곳곳에서 까마귀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도쿄 도심의 까마귀 개체 수는 2000년대 초반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일본 매체 ‘테레비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이 변화의 배경에는 적극적인 쓰레기 관리가 있었다. 

까마귀 개체수 합산. 일본 도쿄도 환경국

◆도심 곳곳 보이던 모습 사라져=일본은 역사적으로 까마귀를 길한 새로 여겼지만, 지금은 유해조수로 취급한다. 수거 전 쓰레기 봉투를 찢어 거리를 어지럽히고, 전신주에 둥지를 틀어 정전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번식기에는 둥지 근처를 지나는 행인을 쪼거나 할퀴는 공격도 잦다. 특히 2000년대 일본 도쿄 도심 번화가인 시부야·롯폰기 등에서도 까마귀가 사람 사이를 거닐고, 쓰레기봉투를 점거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곳곳에서 까마귀를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도쿄도 환경국이 까마귀의 집단 서식지 40곳에 모이는 개체수를 합산한 결과, 2001년도엔 3만6416마리에 달했다. 그러나 2025년에는 7566마리까지 떨어졌다. 25년 만에 약 80%가 감소한 셈이다.

해조류 구제 전문업체 ‘ROY’ 소속 마쓰다 다쓰키씨는 “까마귀 개체수가 감소 추세로, 최근 5~6년 사이에만 60%가량 줄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본 도심 내 까마귀. 게티이미지뱅크

◆주기적인 쓰레기 관리가 큰 역할=왜 까마귀가 사라졌을까. 우쓰노미야대학 스기타 쇼에이 명예교수는 “20여년에 걸쳐 쓰레기 관리를 철저히 해온 것이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른 아침 수거 체계 확립, 버블경제기의 음식물 낭비 문제 해소 등으로 먹이가 줄면서 까마귀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게 됐고, 번식률도 낮아져 새끼를 낳는 수도 줄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개체 수가 감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까마귀가 지나치게 줄어들면 예상치 못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마쓰다씨는 “까마귀는 동물 사체를 처리하거나 해충을 잡아먹는 역할을 한다”며 “개체 수가 줄면서 감염병 위험 등과의 연관성도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선 위 까마귀. 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은 이젠 골칫거리…장기적 해결 필요=이젠 한국 사정도 과거 일본과 다르지 않다. 2020년 이후 경북·경남에서 까마귀로 인한 정전 사고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번식기에는 둥지 근처를 지나는 행인의 머리를 쪼거나 할퀴고, 농가에서는 사과·배·복숭아 등 과실과 옥수수·콩 등 작물을 파먹는 피해도 준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야생조류 현안 대응 및 공존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2025년 1월 철새인 떼까마귀는 국내 월동 개체 수가 약 20만개체로 나타났다. 도심지의 전선을 잠자리로 이용하며 배설물로 차량과 길을 오염하고, 집단으로 소음을 내 전국 곳곳에서 민원이 늘었다. 텃새인 큰부리까마귀도 번식기인 5월부터 7월까지 사람을 공격하거나 공공시설을 훼손하기도 한다.

이같은 배경에 대해 연구팀은 “산림과 농경지가 줄은 데다, 도심에 심은 나무들이 까마귀의 번식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 퇴치 활동을 벌여도 인근 지자체로 넘어가 오히려 피해 지역이 늘어나는 추세다.

연구팀은 “그간 일시적인 구제나 단발적인 포획 등 대응에 한계가 드러났다”며 “앞으로 이동경로·행동권·서식지 선택 등 정밀한 데이터 분석과, 살상 중심 정책 대신 서식지 관리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