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호남 투자 구체화, TK의원들 입장 제각각

박형남 기자 2026. 6. 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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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의원 ‘퍼주기’ 분노, 일부 TK의원 “현실화 지켜봐야” 신중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에 수백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하는 계획이 29일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에 수백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빠른 속도로 구체화되어 가는 호남권 투자 계획에 대구·경북(TK) 정치권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다만 TK일부 의원들 외엔 나머지 TK의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3일 삼성전자가 호남권에 최소 200조원 이상, SK하이닉스는 이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29일에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토 공간 대전환(지방균형국가)’ 민관 합동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을 비롯한 TK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지역 의원들은 지역 균형 발전이 아닌 갈등을 부르는 퍼주기라는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표 균형발전, 해도 해도 너무한다’라는 글에서 “전남광주에 삼성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보내기 위해 이재명 정권이 전방위적으로 삼성과 SK를 압박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 정권은 가장 먼저 시작한 TK통합은 단칼에 무산시키고, 뒤늦게 뛰어든 전남광주통합은 전광석화처럼 완성시키고 이 통합을 빌미로 전남광주에 대놓고 퍼주겠다고 공언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삼성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 공약을 본격적으로 실천하려 하자 이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한 권 의원은 “지난 대선 때 TK를 돌면서 ‘재명이가 남이가?’라던 이재명 후보의 외침은 표를 얻기 위한 기만이었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이재명 정권의 노골적인 호남 퍼주기가 ‘호남의 산업화를 이룬 대통령’이라는 개인적 치적 쌓기나 친명 대 반명의 대결로 선명해진 민주당의 당권투쟁에서 친명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정략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속가능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을 불러올 망국적 정략”이라며 “지역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기만적이고 정략적인 균형발전정책을 버리고 동서화합과 국가균형발전의 상식과 대의로 전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TK의원은 “친청계인 정청래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등 친명계의 지지를 받는 김민석 국무총리 간 당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김 총리를 밀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TK 일부 의원들은 사업 추진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역의 한 의원은 “지금까지 나온 사안들은 투자하겠다는 계획에 불과할 뿐 실제 사업 추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리는 일”이라고 지적한 뒤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사업이 축소되거나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외에 TK일부 의원들은 기업들이 국책사업들을 추진했다가 백지화한 사례들도 적잖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입을 다문 TK의원들도 있었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부 뿐 아니라 충청과 호남 정치권이 부단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TK정치권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며 “기업의 투자가 확정되면서 TK홀대론이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지역 정치인들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호남 표 계산’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수백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조만간 공개한다고 한다”며 “만약 이재명 정권이 지방균형발전이라는 포장지로 기업의 투자 방향을 사실상 유도하거나 압박하고 있다면 이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정치의 제물로 바치는 최악의 관치경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박 수석대변인은 반도체산업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돼선 안된다면서 “최첨단 반도체 공장은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냉혹한 시장 논리와 글로벌 경쟁력에 따라 입지가 결정된다”며 “정부는 구호와 명분이 아니라 객관적 데이터와 경제성 분석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공장이 어디에 들어설지는 “대통령이 아니라 기업이 결정해야 한다”, “정권의 임기와 총선 일정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 경쟁이 결정해야 한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전략산업마저 지역 안배와 표 계산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위험한 도박을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23일 SNS를 통해  “기어코 이재명 정권이 팔을 비틀어서 삼성과 하이닉스를 호남으로 보낸다”고 주장하며 “반도체 공장이 어디에 들어설지는 정권이 정하면 안 된다”고 정부를 향해 날선 발언을 내놨다.

/박형남·문다영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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