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조1구역 공사비 합의 완료…이란전쟁 갈등 진화
현대건설이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과 공사비 증액 협상을 마무리했다. 대조1구역은 지난 2월 이란전쟁 발발 후 공사비 증액을 요구받은 1호 정비사업장이다. 시공사와 정비조합 간 공사비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순조롭게 마무리 됐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대조1구역 조합과 협의해 공사비를 103억원 증액하기로 했다. 당초 현대건설이 요구했던 증액 규모는 269억원이었지만, 협상을 통해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요구액의 40% 수준이다.
현대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던 이유는 이란전쟁 직후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초 아파트 단열재와 방수재, 페인트 가격은 한 달 새 20% 이상 상승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일부 자재는 수급이 되지 않아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대조1구역에 이 같은 상황을 공유했고, 대조1구역 조합이 이를 수용하면서 공사비 증액에 합의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이 과정에서 일부 비용 부담을 안고 조합과 증액 폭을 절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재 수급 차질로 공사기간이 연장될 여지도 있었으나 공기 지연 없이 준공하는 것으로 협의를 마쳤다.
대조1구역은 은평구 대조동 일대 11만2000㎡를 재개발해 지상 최고 25층 28개동 2451가구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사업비 3조원 수준의 대형 사업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조1구역 조합과 공사비 합의를 마쳤다"며 "조합이 대의원회 의결을 마무리하면 공사비가 최종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 강서구 등촌1구역 재건축,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 등과도 공사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원가 상승 요인이 있어서다. 현재 이들 정비조합과도 공사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현대건설이 공사비 인상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내용을 전부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으로 증액안을 제시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공사비 증액 요인이 있는 것을 조합원들도 이해하고 있는 만큼, 적정 수준의 인상 폭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정비조합이 과거보다 공사비 증액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이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합 역시 원가 상승 부담을 인식하고 있어 협상 자체가 어렵지 않게 됐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둔촌주공 재건축(현 올림픽파크포레온) 등에선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는데, 현재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정부가 지난 4월 이란 전쟁을 건설산업에 대한 '불가항력 사유'로 인정한 점이 공사비 갈등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원론적 메시지만 냈던 것과 달리 현 정부에선 전쟁을 원가 상승 사유를 명확히 하고 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정당한 증액 사유가 인정되면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으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아파트값 상승으로 정비 사업 수익성이 늘어난 점도 이런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10월 입주를 앞둔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투시도. [현대건설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4/dt/20260624153017598nfgd.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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