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 12세 미만 아동 첫 안락사…생명윤리 논란 확산

이승구 2026. 6. 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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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개정으로 적용 대상 확대…벨기에, 연령 하한 폐지
영국·캐나다·대만도 생명 논쟁…우루과이·콜롬비아는 허용
네덜란드에서 관련 규정이 개정된 뒤 처음으로 12세 미만 아동에게 안락사가 시행된 사례가 작년 말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생명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에서 불치병을 앓던 12세 미만 아동에 대한 안락사가 시행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생명윤리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 등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안락사뿐 아니라 일부 국가에서는 빈곤이나 돌봄 부족 문제가 조력사망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제도 운영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소피 헤르만스 네덜란드 보건장관은 최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작년 말 불치병을 앓던 12세 미만 아동의 안락사 사례를 보고했다.

헤르만스 장관은 해당 아동의 나이, 이름, 성별, 거주지, 의학적 상태 등 구체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2년 전 법이 개정된 이후 12세 미만 아동이 안락사로 사망한 첫 사례다.

네덜란드는 2002년 불치병에 걸려 가망이 없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국가다.

이후 네덜란드 의회는 2024년 해당 법규의 적용 범위를 12세 미만 아동으로 넓히는 방안을 승인했다. 기존에는 신생아와 12세 이상에게만 안락사가 허용됐다.

18세 미만의 안락사는 부모나 법정대리인의 동의나 협의가 필요하다.

현재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로 사망하는 사람의 비중은 전체 사망자의 5%를 조금 넘는다.

최근 이른바 ‘조력사망’, ‘의료조력사망’ 등으로 불리는 안락사를 둘러싸고 전 세계적으로 거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이웃나라인 벨기에는 2014년 안락사 연령 하한을 없앤 이후 18세 미만 아동 안락사 사례가 6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는 불치성 뇌종양을 앓던 9세 아동과 근위축증을 앓던 11세 아동이 포함됐다.

영국에서는 말기 성인 환자의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법안이 하원 문턱을 넘었으나 상원에서 올해 5월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이후 노동당 소속 로런 에드워즈 의원은 같은 취지의 법안을 다시 제출했으며, 하원은 9월 11일 이를 재논의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2016년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조력사망을 합법화했고 2021년에는 말기 상태가 아니더라도 회복 불가능한 질환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대상을 넓혔다.

하지만 빈곤, 노숙, 돌봄 부족 등을 이유로 조력사망을 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캐나다 의회 위원회는 정신질환만을 이유로 한 의료조력사망 허용을 무기한 배제하라는 권고를 최근 발표했다.

대만 보건당국은 최근 중증 유전성 신경질환 환자가 스위스로 조력사망을 하러 간 사례가 알려지자, 안락사를 합법화하지는 않되 완화의료와 장기요양, 환자 자기결정권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루과이는 2025년 ‘존엄한 죽음법’으로 안락사를 허용했고, 콜롬비아는 1997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2015년부터 절차를 시행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다른 여러 중남미 국가는 국가별로 제도 도입 여부와 허용 범위가 크게 달라 안락사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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