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대상 아냐” 헌재 뒤 숨는 선관위… 합수본은 12명 압수수색
합수본,직무유기 혐의 등 검토
서울시 3명·송파구 9명 조사
특위, 내달1일 70명 증인 불러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24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와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등 12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11일 첫 강제조사에 나선 이후 13일 만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공지를 통해 “선거일 투표용지 부족 상황에 대한 면밀한 재구성을 위해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 3명과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9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합수본은 이들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폰 내역 등을 토대로 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경위와 서울시·송파구 간 소통 과정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송파구는 선거일 당시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불거진 핵심 지역 중 한 곳이다. 송파구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된 잠실7동 2투표소 사태와 관련, 당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선관위에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보고했으나 잠실7동 2투표소에 투표지가 도착한 것은 6시간이 지난 오후 6시였다. 합수본은 송파구 선관위와 서울시 선관위의 사후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압수물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의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합수본은 또 전날 중앙선관위로부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 및 검토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이와 별개로 특혜채용 비리 등 선관위의 부정부패 의혹도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대검은 합수본 인력을 늘릴 방침이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안 등은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이번 투표용지 부족 등 선거 관리 사안은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게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헌법상의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감사원이 직무 감찰할 수 없다는 지난해 헌재 결정의 논리를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다. 다만 선관위는 “국회에서 선관위에 대한 통제 방안 마련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여당에서는 선관위 통제 방안으로 독립적 감사 기구 설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가 내부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도 채용 비위에 이어 이번 사태까지 일어났다는 데서 근본적 방안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헌법을 고쳐 감사원 감사를 가능하도록 하는 ‘원 포인트’ 개헌 구상도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진상 규명 및 선거 관리 제도 개혁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2차 기관 보고에 중앙선관위 관계자 30명을 포함해 증인 70명을 부르기로 했다.
황혜진·서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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