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이란 군사행동 제한' 결의안 가결…트럼프에 첫 제동
미·이 종전 협상은 계속… “실질적 법적 효력은 없어”

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군사 권한을 제한하고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앞서 하원을 통과한 본 결의안이 상원까지 통과함에 따라, 이란 문제를 둘러싸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의회 차원의 공식적인 경고 조처가 내려진 것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이날 표결에서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이란 전쟁 권한 결의안을 승인했다. 이번 투표에서는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당론을 이탈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존 페터먼(펜실베이니아)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공화당 의원 2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하원은 이달 초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동의안을 통과시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내 적대 행위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해당 결의안은 의회의 명시적인 전쟁 선포나 군사력 사용 승인(AUMF)이 없는 한,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에서 미군을 철수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상원이 관련 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부친 것은 이번이 10번째로, 과반 기준을 충족해 통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결의안은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 없는 양원 공동결의안 형태로 발의되어 실질적인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의회가 행정부의 대외 군사 정책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강력한 '상징적 조치'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번 결의안에 대한 반발과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미시시피주)을 비롯해 톰 코튼(아칸소주), 테드 크루즈(텍사스주) 등 공화당 핵심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체결한 '14개 항 양해각서'에 대해 이미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현재 상원 의석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및 독립성향 의원이 47석을 차지하고 있다. 당초 이번 표결에 불참한 미치 매코넬(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데이브 매코믹(펜실베이니아) 의원이 참석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면 50 대 50 동률로 부결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최근 입원 치료를 받은 매코넬 원내대표 측은 이번 주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상원 표결 결과에 대해 “공화당 의원 일부의 불참 때문에 통과된 것일 뿐이며,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법적 효력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지난 4월 7일부로 휴전이 성립되어 적대 행위가 종료된 만큼, 미군을 철수시킬 군사 행동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간헐적인 공습을 주고받으면서도 지난 4월 체결한 휴전 협정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표결은 JD 밴스 부통령이 스위스에서 이란과의 고위급 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루어졌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회담이 최종 합의를 위한 '좋은 토대'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유엔(UN)의 핵시설 사찰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란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을 중재해 온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파키스탄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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