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못 살겠다" 日공무원, 반바지 허용에…패션업계 '들썩' [도쿄나우]
도쿄도 올해부터 공무원 반바지 허용
쿨비즈 이후 오피스 캐주얼 정착했지만
‘반바지’는 여전히 TPO 장벽에 직면

"더워서 못살겠다. 반바지 입자."
일본 도쿄도가 공무원 근무 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면서, 한여름에도 검은색 정장을 고집하는 일본 직장 복장 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남성복 업계는 이를 계기로 비즈니스용 반바지를 잇따라 선보이며 새로운 여름 패션 시장 개척에 나섰다.
다만 도쿄도의 허용이 곧바로 일본 기업 전체의 정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고객 응대와 직장 예절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 문화에서는 여전히 “입을 수 있다면 입고 싶지만 시간·장소·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한 분위기가 강하다.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남성복 대기업들은 최근 ‘시원한 착용감’, ‘흡수·빠른 건조’ 등 기능성 여름 의류와 함께 비즈니스용 반바지를 새로운 성장 분야로 보고 있다. 여름철 정장 수요 감소에 대응해 새로운 복장 문화를 제안하며 매출 확대를 노리는 전략이다.
아오야마상사가 운영하는 ‘양복의 아오야마’는 지난 5월 비즈니스용 반바지를 출시했다. 회사가 비즈니스웨어용 반바지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사카시 기타구의 링크스 우메다점에서는 매장 입구에 반바지를 착용한 마네킹을 배치하며 고객 반응을 살피고 있다.
도쿄의 한 45세 회사원 남성은 “편할 것 같아서 입을 수 있다면 입고 싶지만, 아직 눈치가 보이는 것이 사실”고 말했다.
아오야마상사는 비즈니스 환경을 고려해 앉았을 때 피부 노출을 줄이도록 밑단으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좁아지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같은 소재의 재킷과 반소매 셔츠, 티셔츠도 함께 출시해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오키도 올해 여름 판매부터 ‘파자마 슈트’ 시리즈에 반바지를 추가했다. 파자마 같은 편안함과 정장 느낌을 결합한 제품으로, 통기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하고 무릎이 드러나지 않도록 길이를 조정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초기 단계다. 아오야마 매장에서는 현재 반바지 판매량이 몇 벌 수준에 머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5년 뒤 확산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바지 논의가 나온 배경에는 일본 직장 복장의 장기적인 변화가 있다. 2005년 지구온난화 대책으로 시작된 ‘쿨비즈’ 이후 넥타이를 매지 않는 복장이 확산했고, 최근에는 편안한 사무실 복장 문화도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주요 남성복 7개사의 2025년도 정장 사업 매출은 3386억엔으로, 2015년 4580억엔 대비 26.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남성복 시장이 앞으로도 편안한 복장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반바지가 정장 대체 복장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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