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넘지 못한 MSCI 문턱"…시총은 선진국, 인프라는 신흥국

조승열 기자 2026. 6. 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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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접근성·제도 인프라 미흡 지적…선진지수 편입 다시 연기
정부 개혁 지속에도 "시장 체감도 부족" 평가…내년 재도전 기대
[출처=MSCI]

한국 증시가 또다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다.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등 외형적 지표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지만, 외환시장 접근성과 거래 인프라 측면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MSCI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연례 시장 분류 검토(Annual Market Classification Review)'에서 한국을 선진시장 편입의 첫 단계인 관찰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았다. MSCI는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외환·자본시장 개혁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기관투자자 관점에서 시장 접근성과 거래 편의성이 아직 선진국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는 기존 신흥시장(EM) 지위를 유지하게 됐으며, 선진시장 편입 논의도 사실상 1년 이상 다시 미뤄지게 됐다.

한국은 1992년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 이후 2008년 처음으로 선진시장 승격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그러나 원화의 역외 거래 제한과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면서 승격이 이뤄지지 않았고,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외환시장 접근성과 거래비용이 핵심 쟁점
지난 1월 MSCI 선진국지수 포함 로드맵을 발표하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 [출처=재정경제부]

이번에도 MSCI가 가장 큰 과제로 지목한 부분은 외환시장 접근성과 거래 효율성이다.

MSCI는 보고서를 통해 원화가 여전히 역외에서 자유롭게 결제·청산되는 통화가 아니며,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야간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호가 스프레드와 즉시 체결 환경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접근성은 MSCI가 수년째 반복적으로 지적해 온 한국 시장의 대표적인 약점이다.

통합계좌(Omnibus Account) 활용 제한, 투자자별 식별 기반 결제 구조, 외국인 투자자 계좌 체계 등은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거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꼽힌다.

정부가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등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실제 시장 관행과 인프라 변화가 정착되기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공매도 제도 역시 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비용 요인으로 지목됐다. MSCI는 공매도 전면 재개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사전 결제자금 예치 의무 등 일부 규제가 외국계 기관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MSCI는 보고서에서 "시장 재분류 논의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제기된 문제들이 모두 해결돼야 하며, 개혁 조치가 완전히 시행되고 시장 참가자들이 그 효과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시장 개혁 지속"…증권가 "내년 재등재 가능성"
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관찰대상국 편입 불발에도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MSCI 역시 한국 정부의 시장 선진화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과제는 현재 진행 중이며, 완료된 제도 역시 시장에서 효과가 충분히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 달 6일부터 원·달러 외환시장을 사실상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하고, 내년부터는 해외 금융기관이 국내 원화 계좌를 통해 직접 원화를 운용할 수 있는 역외 원화 결제망 제도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결과를 완전한 실패로 보기보다 '시간 문제'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정책 가이던스 상당 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며 "역외 외환시장 활성화와 추가 제도 개선이 본격화될 경우 2027년 평가에서는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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