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머물고픈 집 만들어 줄래요”… 쾌적한 보금자리 ‘뚝딱’[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인테리어 기술 ‘재능 기부’ 김준호씨
후원 통해 성장한 조카들 보며
‘선한 영향력’ 시너지 느끼게 돼
금전 기부 넘어 기술 나눔 실천
노후 화장실 등 주거환경 개선
도배·전기 등 다양한 전문가와
‘재능 기부 크루’ 만드는 게 꿈
“아이들은 응원을 느낄때 변화”

“아이들이 ‘집에 있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인테리어업에 종사하는 김준호(48·사진) 씨의 오랜 바람은 자신이 가진 기술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단순한 정기후원을 넘어 자신이 가진 기술을 활용해 아이들의 삶을 직접 바꾸는 나눔에 나섰다. 작은 후원에서 시작된 마음은 주거환경 개선 봉사로 이어졌고, 김 씨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 함께 ‘기술로 하는 나눔’을 지속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 씨가 초록우산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23년. 큰 금액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꾸준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기후원을 시작했다. 처음 나눔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조카들 때문이었다. 김 씨의 남동생은 홀로 자녀들을 키우다 일찍 세상을 떠났고, 이후 김 씨가 부모님과 함께 조카들을 돌봤다. 이 과정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조카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게 됐다.
당시 형편이 어려웠던 조카들은 초록우산을 통해 학비와 급식비, 대학 등록금까지 지원받았다. 김 씨는 당시에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었음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어릴 적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 조카들은 현재 사회복지사가 되어 또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있다. 김 씨는 그 모습을 보며 선한 영향력은 서로 연결돼 시너지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던 중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됐고, 그 장면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사실 김 씨는 예전부터 자신이 보유한 기술인 ‘인테리어’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단순히 돈으로만 아이들을 돕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생활 공간 자체를 직접 바꾸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렇게 김 씨는 직접 초록우산에 연락했고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과 연결돼 한 아동 가정을 방문했다. 막상 현장을 찾았을 때 예상과 다른 현실을 마주했다. 수도권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집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이 생활하기 어려운 환경이 적지 않았다. 특히 심한 습기와 노후한 화장실은 아이들의 일상에 큰 불편을 주고 있었다.
김 씨는 그때부터 공사에 필요한 부자재를 직접 준비해 화장실 환경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제습기도 함께 구매해서 전달했다. 이후 한 아이는 바뀐 화장실 사진을 SNS에 올리며 자랑했다고 한다. 또 다른 아이는 항상 늦은 시간에 귀가하곤 했는데, 점점 더 일찍 집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며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화장실의 변화가, 아이들이 집을 좀 더 편안하고 안정적인 공간으로 느낄 수 있게 함을 깨달았다.
이제 꿈은 ‘재능기부 크루’를 만드는 것으로 커졌다. 혼자서 할 수 있는 화장실 공사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아이에게, 더 다양한 시설을 바꿔주고 싶기 때문이다. 화장실 공사를 하며 도배나 목공, 전기·설비 같은 부분은 각각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분야라는 것도 느끼게 됐다.
그래서 김 씨는 인테리어 일을 하는 사장님들은 물론, 각자의 기술을 가진 사람들과 모여 작은 크루를 만들고, 그들과 함께 나눔을 위해 움직이고 싶다고 했다. 화장실 공사를 하는 사람, 도배를 하는 사람, 전기나 설비를 하는 사람들이 함께한다면 열악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집을 훨씬 더 안전하고 좋은 공간으로 바꿔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생각이 만들어낸 꿈이다.
김 씨에게 나눔이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일’이다. 누구나 살면서 타인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면 마음의 빚을 가질 수밖에 없다. 김 씨는 그 빚을 꼭 특정인에게 다시 갚아야 한다기보다, 자신이 받았던 도움만큼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주는 게 나눔이라고 정의한다. 김 씨는 “아이들은 누군가가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준다는 사실을 알 때 비로소 변화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김지현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되지도 않는 것들이 떠들어” 안정환이 손흥민 조기 교체 논란에 한 말
- [속보]이준석“李, 팔비틀어 삼전닉스 호남行…증시 폭락 영향”
- [속보]SK하이닉스·삼성전자, 장중 5%대 급락
- [단독]국방부, 육해공 통합사관학교 ‘서울 유치’ 권고 쏙 뺐다
- [속보]나스닥2% 하락출발…마이크론 11%급락
- “불장 종료는 닉스 시총이 삼전 넘은 시점” 코스피 급락에 예언 재조명
- [속보]한국증시, 美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불발
- 빌라 옥상서 옆건물 뛰어넘다 추락한 여중생…전신골절 중태
- “주식대금 왜 이틀 뒤 주나”…李 쏘아올린 ‘하루 뒤’ 결제 로드맵 10월 나온다
- “시부모님이 지금 살고 계신 집 주셨어야…”구축받은 아내 항의에 우울증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