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1일만 선발승, 장현식 “그동안 나로 인해 상처받은 선발들에게 미안..불펜 더 인정받았으면”

안형준 2026. 6. 2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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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장현식이 9년만의 선발승 소감을 밝혔다.

LG 트윈스는 6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LG는 4-3 승리를 거뒀고 4연승을 달렸다.

이날 선발등판한 장현식은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17년 9월27일 대구 삼성전 이후 무려 3,191일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장현식은 "2017년 마지막 선발승은 정말 기억도 나지 않는다. 대충 3,000일이 넘었을 것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고 웃었다.

2018년부터 불펜으로 이동하며 선발투수와 멀어졌던 장현식이다. 불펜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LG와 지난시즌에 앞서 4년 52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것도 불펜투수로서였다. 하지만 직전 등판부터 선발투수 역할을 다시 맡게 됐다. 9년만에 다시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된 것. 장현식은 "언젠가는 선발을 다시 할 수도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현실적으로 내가 정말 다시 선발투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예 그렇게는 생각도 못했다"고 밝혔다.

선발 복귀 가능성이 비춰진 것은 6월 초부터였다. 5월 중순 잠시 2군에 다녀오기도 한 장현식은 지난 5일 NC전부터 불펜에서 긴 이닝을 던지기 시작했다. 김윤식과 짝을 이뤄 김윤식이 선발, 장현식이 2번째 투수로 함께 5-6이닝 정도를 책임지는 형태로 등판한 것. 하지만 LG가 5선발로 기대한 김윤식이 난조를 보이며 장현식의 소화 이닝이 늘어났다. 장현식은 5일 NC전, 11일 SSG전에서 2경기 연속 4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자 염 감독도 구상을 바꿨다. 김윤식 대신 장현식을 선발로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17일 KIA전부터는 선발투수가 됐다.

장현식은 "그냥 어떤 상황에 나가든지 내 피칭에 대한 가치를 보여주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했다. 선발투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안했고 내가 투수로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게 팀에도 좋고 팬들께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봤다. 그런 생각을 한 뒤로 결과가 좋아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긴 이닝을 던지기 시작하며 효율적인 피칭도 선보이고 있다. 이날도 5이닝을 67구로 막았다. 장현식은 "공격적으로 던지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불펜에서는 어려운 상황에 나가면 어떻게든 막아보자고 던졌는데 지금은 길게 던지고 싶다보니 공격적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게 이닝도 늘어나고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다"며 "일정한 밸런스로 던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윽박지르며 던지기보다는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5회까지 효율적으로 무실점 호투를 펼친 만큼 퀄리티스타트에 대한 욕심도 날 법했다. 하지만 장현식은 "전혀 아니다. 5이닝이 어딘가. 5이닝 무실점을 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5이닝이 어디인가 싶다. 그냥 5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손간 너무 기뻤다"고 웃었다.

사실 첫 선발 복귀전이었던 지난 KIA전은 다소 아쉬움도 있었다. 장현식은 "내 몸이 불펜에 맞춰져있다보니 불펜 준비하듯이 하지 않으니 처음 등판했을 때 조금 힘들더라. 그래서 오늘은 미리 나와서 몸을 움직이고 불펜 준비하듯 준비한 뒤 경기에 나갔더니 몸이 잘 풀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LG는 신승을 거뒀다. 5회까지 장현식이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타선도 4점을 지원하며 4-0 리드를 잡았지만 장현식이 물러난 6회 김진성이 난조를 보이며 4-3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9회 마무리 손주영이 1사 만루 위기를 만들며 또 한 번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결국 승리에 성공했다. 선발투수들의 승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해오던 장현식도 이날 9년만에 불펜이 자신의 승리를 지켜주느냐를 마음 졸이며 다시 지켜보는 입장이 됐다. 장현식은 "그동안 나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많은 선발투수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웃었다.

3,191일만에 선발승을 거뒀지만 '선발투수 장현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마무리 유영찬의 부상으로 에이스 손주영이 뒷문으로 임시 이동한 탓에 선발진에 빈 자리가 생겼을 뿐, 내년에 유영찬이 복귀하고 손주영이 로테이션으로 다시 돌아오면 장현식이 선발진을 지켜야 할 이유는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올시즌 내에도 얼마든지 다시 보직 변경이 이뤄질 수도 있다.

장현식은 "선발투수로서 개인적으로 갖는 목표는 없다. 그저 올라가면 한 타자씩 잘 막았으면 좋겠다. 투구수, 이닝보다도 일단 잘 막고싶다. 불펜으로 다시 돌아가도 공격적으로 던져야 할 것 같다"며 "선발도 정말 대단하고 힘든 보직이지만 불펜은 정말 힘들다. 항상 불펜투수가 지금보다 더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불펜으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사진=장현식)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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