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년새 29% 올렸더니…저임금 일자리 6.4% 줄었다[Pick코노미]
최저임금 미만 고용 순감
저임금 일자리 수요도 감소
평균 가구소득 되레 줄어
노동계 16.3% 인상 요구 속 주목

문재인 정부 당시 2년 새 29% 넘게 오른 최저임금이 저임금 일자리를 줄이고 평균 가구소득도 낮췄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근로자의 임금은 올랐지만 한계 일자리 감소가 더 크게 작용하면서 저소득층 소득 개선 효과가 제한됐다는 것이다.
24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최저임금이 가구소득 분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19년 최저임금 인상 이후 최저임금 미만 구간의 고용은 평균 약 6.4% 순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임금 미만 구간은 시간당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저임금 일자리 구간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직접 받는 임금분포 최하단부에 해당한다. 조세연은 임금분포 하단부의 고용밀도 변화 합이 -0.0637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2018~2019년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 아래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시기다. 최저임금은 2017년 시간당 6470원에서 2018년 7530원으로 16.4% 올랐다. 2019년에는 8350원으로 다시 10.9% 인상됐다. 2년 새 상승률은 29.1%였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일부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이 최저임금 부근으로 올라서는 효과는 있었다. 하지만 사라진 일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조세연은 최저임금 부근의 누적효과가 -0.0535로 나타나 저임금 구간의 임금 상향 재배치가 고용 소멸분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저임금 일자리 수요도 줄었다. 분포법 기반 저임금 일자리 수요탄력성은 -3.41로 추정됐다. 최저임금이 1% 오를 때 저임금 일자리 수요가 평균 3.4% 감소한다는 의미다. 급격한 임금 인상이 임금 하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계 일자리를 줄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가구소득에서도 역효과가 나타났다. 조세연이 고용보험 행정자료로 추정한 고용·임금 변화를 소득세, 사회보험료, 복지급여 등을 반영한 미시모의실험 모형에 적용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평균 가구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
소득 감소는 저소득층에서 더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가구에서 가구소득 감소가 크게 나타났고 소득분배 지표도 소폭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곧바로 저소득층 소득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 효과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여건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점진적·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고 근로장려세제, 자녀장려세제, 복지급여 등 재정·세제 기반 소득지원 정책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분석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주목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에 들어갔다.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1만 320원보다 16.3% 오른 1만 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월 209시간 기준으로는 250만 8000원이다.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이미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는 이유다. 노사 최초 요구안 격차는 1680원이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6월 29일이며 고용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 고시해야 한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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