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 할거면 오늘 하자" 9회 1사 만루 유도한 손주영의 미친 도박, 이게 통하다니 [MD잠실]

잠실 = 심혜진 기자 2026. 6. 2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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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손주영이 9회초 2사 만루에 삼성 디아즈를 삼진으로 잡고 4-3 승리했다./잠실=한혁승 기자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손주영이 어엿한 마무리 투수가 되어 간다. 도박까지 걸어가며 자신의 플랜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손주영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서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4-3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손주영은 시즌 16세이브를 수확했다. 김재윤(삼성)에 1개 모자란 세이브 부문 2위가 됐다.

손주영은 마무리 전환 후 단 한 번도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았다. 17경기 동안 1승 16세이브다.

이날이 가장 큰 고비였다. 8회 2사 1루에서 올라온 손주영은 첫 타자 전병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김영웅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9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선두타자로 나온 대타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다. 류지혁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고, 손주영은 삼성 테이블세터를 상대로 어려운 승부를 가져갔다. 그 결과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에 몰렸다.

그 다음 손주영을 기다린 것은 중심타선이다. 구자욱과 디아즈를 상대해야 했다. 손주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구자욱과 디아즈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고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만난 손주영은 "아무도 믿지 않으실 수 있다"고 말문을 연 뒤 "1사 3루에서 김지찬과 김성윤 선수는 컨택이 좋은 선수들이다. 내가 땅볼형 투수이기 때문에 컨택만 해도 점수가 날 수 있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래서 어렵게 가야 했다. 무조건 낮게 가야 했고, 그러다보면 땅에 박히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커트를 엄청 하더라. 김지찬 선수는 볼넷 주던지 삼진 잡으면 땡큐라는 생각으로 어렵게 던졌는데 볼넷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생각한 게 병살을 잡아야겠다 했는데 김성윤 선수가 발이 빠르지 않나. 우리 내야수들은 전진해 있었다. 그래서 더블이 되지 않겠다 싶어서 일단 승부를 해보고자 했다. 이번에도 어렵게 갔다. 만루를 만들어서 더블을 만들어보자. 도박을 걸었다"고 자신의 플랜이었음을 밝혔다.

이러한 전략에는 자신의 커브와 하이패스트볼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구종에 대한 제구, 자신감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통했다. 구자욱에게는 커브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삼진 처리했고, 디아즈 역시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렇다고 블론 세이브에 대한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손주영은 "그냥 할 거면 오늘 하자는 생각이었다. 안 하려고 하다 보면 움츠러든다. 밀어넣다가 맞았을 것이다"며 "블론 주더라도 시원하게 세게 던지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가볍게 던지다가 맞으면 잠을 못 잘 것 같았다. 후회 없이 던져서 맞으면 인정할 것 같았다. 그래서 초전력으로 던졌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올해는 굳건하게 마무리로 시즌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손주영은 "약 3주 전만 해도 '감독님이 다시 선발하라고 하시면 어떡하지? 나 마무리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더라"라면서 "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다시 선발로 가라고 하시면 팀 우승을 위해서 가자고 마음 먹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편안하다. 지금 잘 던지고 있으니 다시 선발로 가지 않을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세이브왕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손주영은 "많이 생겼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페이스가 너무 빠르니까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LG 손주영이 8회초 2사 1루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잠실=한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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