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금방 타야해서" 승강장 있어도 밖에서 기다려
[르포] 대전 스마트승강장 가보니
에어컨·충전시설 갖췄지만 이용 저조
시설 만족과 활용도는 별개… 개선 필요

[충청투데이 손지원ㆍ조현재 기자]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대전의 스마트 승강장 안은 한산했다.
에어컨과 CCTV, 버스정보 안내, 휴대전화 충전 시설까지 갖췄지만 상당수 이용객은 승강장 밖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지난 22일 오후 대전 동구 대전복합터미널 앞. 통유리로 된 스마트 승강장 안은 바깥 공기와 확연히 달랐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에어컨 바람에 내부는 시원함을 넘어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입구 쪽 모니터에는 버스 진입 방향 사각지대를 비추는 CCTV 영상과 버스 도착 예정 정보, 광고 화면이 함께 송출되고 있었다.
승강장 안쪽에는 대기 중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고속 무선 충전 시설과 콘센트도 설치돼 있었다.
현재 대전에는 스마트 승강장 8곳이 조성돼 있다.
이 가운데 2곳이 설치된 대전복합터미널 일대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볐다. 하지만 쾌적한 시설과 달리 승강장 내부 이용객은 많지 않았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시민 상당수는 승강장 바깥 의자나 정류장 주변에 머물렀다.
복합터미널 인근 또 다른 스마트 승강장인 신동아아파트 정류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출근 시간이 지난 뒤라 유동 인구는 많지 않았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중 일부는 스마트 승강장 대신 외부 의자를 택했다.
시민들은 버스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아 잠깐의 쾌적함보다 빠른 탑승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구에 사는 50대 김모 씨는 승강장 밖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 씨는 "승강장 근처에 살아 자주 버스를 타지만 스마트 승강장 안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며 "금방 버스가 오는데 딱히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대전 동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김 씨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야 10분 안팎이라 그냥 밖에서 기다리는 게 편하다"며 "사람이 많을 때는 땀 냄새와 체온 때문에 오히려 안쪽이 더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승강장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체감 효과에는 온도 차를 보였다.
대학생 송모 씨는 "터미널을 지날 때면 스마트 정류장을 이용한다"면서도 "평소 동선상 스마트 승강장을 자주 지나지 않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40대 복모 씨는 시설 자체의 쾌적함은 인정하면서도 예산 우선순위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복 씨는 "스마트 승강장 자체는 쾌적하지만 소수 몇 군데에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을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집 근처 정류장에는 도착 정보 기기조차 없는데 이런 부분이 먼저 개선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손지원 기자 Jiwonson@cctoday.co.kr
조현재 기자 chohj@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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