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마음 보듬을 치유농업 [생명과 공존]
편집자주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전체의 36%인 800만 가구를 넘었다. 서울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매년 20만 가구 이상 느는 속도다. 고령화로 독거노인과 청년층 1인 가구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양단 세대에서 나타나는 1인 가구 비율의 증가는 다양한 사회·경제적인 원인과 결과로 악순환되고 있다. 사회적 고립감은 자살률 증가와 같은 심각한 사회적 이슈와 직접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극단적 선택은 10대부터 40대까지 사망원인 중 1위로 매년 13,00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약 두 배에 이른다. 특히 청소년 자살률이 1위라는 것은 정말 슬프고 비관적인 통계가 아닐 수 없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이라고 한다.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병원 치료를 꺼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적 접근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므로 별도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최근 고립감과 상실감에서 오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수단으로 살아있는 것들과 교감하는 치유 활동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의료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대상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방적 치유활동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로 '치유농업'을 들 수 있다. 치유농업은 생산 목적이 아니라 흙을 만지며 작물들을 살피고 수확하는 경험을 통해 작은 성취감을 느끼거나 반려 동식물들과 교감을 통해 고립감을 해소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은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춰 과도한 교감신경 활성화를 막아 준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 회복에 사후적 지출보다 적은 비용이 든다는 외국의 검증 사례도 많다.
농촌진흥청 소관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 5년을 지났다. 치유농업 활동이 정서적 안정, 스트레스 감소, 사회적 고립감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축적되고 있고, 전국 단위 확산 인프라도 갖추었다. 외국에서처럼 국가에 의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의 일부로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국은 2018년 세계 처음으로 외로움부(Ministry for Loneliness)를 설치했고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 담당대신(장관급)을 신설했다. 우리나라도 금년 보건복지부 제1차관을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으로 지정했다. 고독과 극단적 선택은 이제 대통령 관심 분야라서가 아니라 국가가 관리하는 사회적 질병으로 더 이상 늦지 않도록 다루어야 한다.

서효원 건국대 바이오힐링융합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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