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잊은 인천지역 공장촌… 여전히 샌드위치패널 ‘다닥다닥’ [현장, 그곳&]
공장 건물 주변 드럼통·폐자재 ‘수북’
개별입지 공장 4천여곳 화재 사각지대
“화재 취약 공장 맞춤형 안전 관리를”
市 “점검 강화, 공장 보강 등 검토 계획”

“또 불이 나면 어떡하려고 달라진 게 별로 없네요. 다시 화마에 갇히기라도 하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23일 오전 인천 서구 왕길동 일대 공장 밀집지역. 산업단지가 아님에도, 공장과 창고들이 1~2m 간격으로 몰려있다. 2024년 대형 공장 화재가 발생했던 곳이지만, 1년이 넘도록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불이 났던 공장 주변에는 여전히 샌드위치패널 구조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공장 앞마당과 건물 주변에는 드럼통과 폐자재 등을 잔뜩 쌓여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A씨(52)는 “1년여 전 불이 났던 흔적은 아직 그대로인데, 여전히 공장들은 다닥다닥 붙어있다”며 “패널 구조라 또 불이 나면 순식간에 번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부평구 청천동 일대도 마찬가지. 공장 진입로부터 샌드위치패널 구조의 공장과 창고, 물류 시설이 뒤섞여 있고, 주변에는 각종 건축 자재와 블록 등이 높이 쌓여있었다.
인천 지역의 공장 지대 곳곳이 여전히 화재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인천시와 인천연구원 등에 따르면 인천 지역 공장 건축물은 모두 1만4천698곳이다. 이 가운데 산업단지 밖 개별입지 공장은 4천617곳(31.4%)에 이른다.
산업단지 공장은 계획 단계에서 도로와 공장 배치, 피난 동선 등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설계한다. 이에 반해 개별입지 공장은 주거지나 도로변 등에 산발적으로 들어서 건물 간 이격거리가 충분하지 않아 불이 나도 소방차 진입이나 대피가 쉽지 않다.
더욱이 불법 증축은 물론, 샌드위치패널과 천막 구조물, 임시 가설건축물 등 불에 약한 자재 등도 많이 쓰면서 화재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인천 지역 개별입지 공장 4천617곳 가운데 4천446곳(96.3%)은 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으로 전문 안전 인력은 물론, 소방 설비도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개별입지 공장 밀집지역은 구조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한계를 안고 있는 만큼, 특정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맞춤형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 공장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위험도 평가를 하고, 화재예방시설 설치 등을 지원해야 한다”며 “건축 규제도 강화해 샌드위치패널 같은 화재 취약 자재 사용을 줄이는 등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공장밀집지역 화재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현장 점검과 관리 강화를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법령 개정 건의와 기존 공장 보강 방안 등을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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