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10년… 영국 Z세대 60% “EU 재가입해야”

권순욱 2026. 6. 2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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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논쟁…런던 시장 “재가입 요구 강해”
“버넘 집권 시 스타머의 대EU 정책 버려야” 주장도
EU 재가입 촉구 도심 행진.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 국민투표 10주년을 맞았다. 영국은 2016년 6월 23일 탈퇴 51.9%, 잔류 48.1%라는 선택을 내린 이후 지난 10년간 총리 6명이 사임하고 정치 지형이 대폭 재편되는 격변을 겪어왔다. 현재도 EU 재가입 주장부터 브렉시트 당위론까지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10년 전 투표권이 없었던 Z세대를 중심으로 브렉시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재가입을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일간 가디언과 싱크탱크 모어 인 커먼에 따르면 18∼28세 영국 응답자의 50.2%가 브렉시트를 ‘실패’라고 답했으며, ‘성공’이라는 답변은 16.1%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61.9%는 두 번째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보았고, 59.8%는 재가입을 바란다고 응답했다. 최근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의 발표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57%가 ‘탈퇴한 것은 잘못됐다’고 평가했으며, ‘탈퇴하기를 잘했다’는 응답은 30%에 머물렀다.

영국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교수는 여론 변화의 주요 배경으로 브렉시트 이후 성인이 된 청년층을 지목했다. 그는 싱크탱크 ‘변화하는 유럽 속의 영국’(UKICE) 콘퍼런스에서 여론이 탈퇴 우위에서 재가입 찬성 60%, 반대 40%로 바뀐 이유에 대해 “부분적으론 탈퇴 투표자가 마음을 바꿨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2016년 당시에는 어려서 투표권이 없었지만 지난 10년간 유권자가 된 세대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도 브렉시트 10년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투표 당시 잔류 운동을 이끈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렉시트는 엄청난 경제적 자해였다. 성장에 해를 미쳤고 기회를 줄였으며 우리나라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며 “10년이 지나 세계가 불안정해진 지금 영국이 EU에 재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탈퇴 진영을 주도했던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10년 전 오늘 영국민은 나라를 되찾는 데 투표해 대격변을 일으켰다”면서도 “그러나 정계는 영국을 배신하고 제대로 된 브렉시트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유럽통합 회의론 진영에서는 무역·투자 둔화 등의 경제 악화가 탈퇴 결정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정부의 부실한 이행 탓이라고 지적한다.

우익 세력의 성장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므로 유럽과의 협력으로 이를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닉 토머스사이먼스 내각부 부장관은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패라지와 같이 끊임없이 러시아를 지지해온 유럽 회의론자들이 권력의 균형추 역할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건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며 “영국은 푸틴에 대항하기 위해 EU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키어 스타머 총리가 집권 노동당 내 압박으로 사임을 발표하면서 차기 정부의 대EU 관계 설정에 이목이 쏠린다. 스타머 정부는 EU 재가입과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복귀를 불가능한 ‘레드라인’으로 선을 그으면서도, 경제와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관계 재설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의 사임 직후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영국과의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새로운 일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앤디 버넘 하원 의원은 과거 잔류를 지지했으나 최근에는 “재가입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대해 보수당 정부 시절 브렉시트 협상단장이었던 데이비드 프로스트 상원의원은 UKICE 콘퍼런스에서 “그들이 똑바로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며 버넘 의원이 집권할 경우 스타머 내각이 다져온 ‘관계 재설정’ 노력의 상당 부분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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