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년 105명 숨진 인천 교량 추락... 물리적 차단 급하다

지난주에도 인천대교에서 사람이 구조됐다.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인천대교 추락사고다. 4월에는 이름이 알려진 유튜버가 이 다리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한 해 평균 10여명이 이곳에서 사망한다. 코로나19 와중인 2022년에는 17명에 달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다. 그러나 안전난간 설치를 놓고도 시간만 흘려보낸다.
인천대교뿐 아니다. 인천에는 계양대교 등 경인아라뱃길 교량만도 14개에 이른다. 이들 인천 교량들에서 최근 10년간 256건의 추락 사고가 났다. 이 중 105명은 끝내 숨졌다. 추락사고 취약 교량마다 나름대로의 감시체계는 있다. 인천대교도 갓길 정차 차단 드럼통이나 폐쇄회로(CC)TV, 안내 스피커가 있다. 그러나 절박한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우선 물리적 차단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넘어서지 못할 높이의 안전난간이다. 그러나 현재는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 현행 도로법은 차량 추락에 대비한 안전시설 기준만 있다. 자살 예방 목적의 안전난간 설치 기준은 없다. 보건복지부의 권고 사항은 있다. 최소 2.8m 이상의 난간 등 물리적 차단시설 설치다. 그러나 강제성은 없다.
이 때문에 안전난간 설치 주체와 비용 부담에 대한 혼선이 이어진다. 인천대교는 민간투자사업 도로다. 민간사업자와 국토교통부 간 협의가 지루하게 이어진다. 경인아라뱃길 교량들은 관리 주체가 흩어져 있다. 인천시 관리의 계양대교·청운교 등에는 안전난간을 설치했다. 반면 계양구 관리의 벌말교·목상교 등은 예산 문제로 진척이 없다.
전문가들은 물리적 차단 장치를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교량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자살 시도 자체를 어렵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기는 하다. 교량 추락 사고 예방 및 방지를 위한 구조 및 시설 기준을 명시하는 도로법 개정안이다, 그러나 소관 상임위 문제 등으로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살 시도자의 48%는 결심 후 단 10분 안에 행동으로 옮긴다고 한다. 이른바 ‘10분의 골든타임’이다. 이 순간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가장 즉각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한 번 시도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만으로도 자살 예방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산이나 관할권 타령에 묶어 놓을 일이 아니다. 아까운 생명이 교량 아래로 잇따라 사라지는 비극을 끊어낼 필요가 있다. 사회적 관심도의 문제다. 인천 정치권도 남의 일 보듯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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