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과급, 쟁의 대상 아냐”… 이사회-주총에서 총액 정하게 해야

김 장관은 “성과급이 노동쟁의 대상인지와 관련해선 법상의 공백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초유의 반도체 파업 위기를 부른 성과급 갈등이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경영계는 성과급이 대법원 판례상 임금과 같은 노동쟁의 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아 교섭 의제에 올릴 수 없다고 하고, 노동계는 개정된 노동조합법에 따라 ‘근로 조건에 미치는 사업상 결정’이어서 파업 대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성과급 파업 위기의 확산과 재발을 막으려면 원칙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총파업까지 불사한 노조의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요구는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세금보다도 제 몫을 먼저 챙기겠다는 발상이다. 회사 내 다른 사업부와의 갈등과 기업 이익 배분 및 경영권 침해 논란도 낳았다. 상법에 따라 기업 이익의 배분은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권한이다. 문제는 이익의 일정 비율을 거액의 성과급으로 장기간 지급하기로 하면서도 이사회 결의나 주주 동의도 받지 않는 경우다.
이런 식으로 노조 요구를 기업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나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배당보다 우선한다면 국내외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 하락과 주주 이익 훼손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상법,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을 지급할 때는 이사회 결의나 주주총회 동의를 거쳐서 총액 한도를 정하게 해 이익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반도체는 호황과 불황이 되풀이되는 산업이다. 불황기 손실을 고려하면 호황일 때 성과급 잔치를 벌일 일도 아니다. 노조가 단체행동으로 기업 이익을 선점하고 그 비용을 국민과 국가 경제에 전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반도체 초호황의 기회에서 불거진 성과급 파업은 우리 산업 생태계에 대한 불신을 키운 것도 사실이다. 파업이 되풀이되면 한국 반도체에 의존하던 세계의 기업과 국가들이 먼저 등을 돌릴 것이다. 대만과 같은 대체 수입처를 찾거나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반도체 우선주의’로 치닫게 되면 국가 경제의 손실로 되돌아온다.
국내에서 불거진 반도체 ‘초과 이윤’ 논란과 성과급 갈등은 미국 기업은 물론이고 미 정부도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다. 반도체 가격 규제나 반도체 관세 위협의 빌미를 줘선 안 된다. 성과급 파업 방지는 국익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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