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이제 지구로 쏜다...지구 재진입 캡슐 시험 발사 성공

최원석 기자(choi.wonseok@mk.co.kr) 2026. 6. 2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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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23일 저녁 ‘스타폴’ 발사
‘양방향 우주 물류 시스템’ 노려
지구 재진입 비용 대폭 낮추고
우주 제조시대 활짝 여는 기술
스페이스X가 공개한 ‘스타폴’의 렌더링 이미지. [스페이스X]
1만 기가 넘는 위성을 우주로 발사한 스페이스X가 지구로 눈을 돌린다. 앞으로는 우주에서 만든 제품을 지구로 수송하는 기술을 함께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우주와 지구 간 ‘양방향 택배 시스템’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스페이스X는 우주 물류 서비스 체인을 완성하게 되고, 우주 제조업 시대도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

스페이스X는 23일(한국시간 오후 7시 54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팰콘9을 통해 무인 우주선 ‘스타폴’을 시험 발사했다. 스타폴은 궤도에 오른 뒤 약 2~3시간 후에 지구에 재진입하도록 설계됐다.

미 연방항공청 자료에 따르면, 스타폴은 직경 3.1m의 납작한 원반형 캡슐이다. 무게는 2100kg이며, 탑재량은 최대 1톤에 달한다. 핵심은 인공위성에서 제조한 물질을 지구로 다시 재진입시켜 회수하기 위한 기술이다.

이날 시험발사에서 스타폴은 궤도에 올랐다가 바로 내려오는 구조지만, 앞으로는 우주궤도에 머물며 내부에서 제조 공정을 마친 후 다시 그대로 지구로 돌아온다. 스타폴에는 별도의 엔진이 없고, 중력을 통해 지구로 진입한다. 가스 추진기로 자세를 제어하면서 지구 대기를 견디고, 상공에 들어오면 낙하선을 펴서 해상에 착수한다.

스페이스X가 우주에서 지구로 사물을 수송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페이스X는 2012년부터 드래곤 화물선을 운용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보급품을 수송했다. 6월 기준으로 누적 수송 횟수만 34회나 된다. 다만 드래곤 화물선은 약 10m 크기로 스타폴에 비해 크고, 사람이 직접 탑승해 개입해야 했다.

스타폴은 중량 대비 탑재량이 드래곤 화물선에 비해 많고, 사람의 개입 없이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지금까지 지구 회수는 비용 문제가 컸는데, 스타폴이 도입되면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지구에서 우주로 가는 비용을 대폭 낮춘 일론 머스크가 우주에서 지구로 오는 비용까지도 낮추는 셈이다.

이번 발사를 계기로 우주 제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성윤 우주항공청 한국형발사체프로그램장은 “완전 무인화된 스타폴이 도입되면 지구로 돌아오는 값싼 수송 수단이 생기는 것”이라며 “우주 제조에 도전하는 기업에게는 강력한 도구가 생기는 셈”이라고 했다.

우주에서는 미세중력 덕분에 물질을 더 정밀하게 합성할 수 있다. 지상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물질을 우주에서 제조하고 회수할 수 있다면, 새로운 제조 시장이 열린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우주 제조 시장은 올해 17억 1290만 달러 규모에서 2034년 59억 694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6.9%로, 발사체 시장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재 지구 재진입 기술에 도전하는 회사는 바르다 스페이스, 아트모스 스페이스 카고, 카탈릭스 스페이스 등 다양하다. 국내에서도 인터그래비티 등이 도전 중이다. 바르다 스페이스는 이미 수차례 지구 재진입에 성공한 바 있다.

재진입, 발사보다 규제 까다로워
우주 제조부터 지구 재진입까지
韓, 이르면 2031년께 전과정 실증
스페이스X의 스타폴이 지구로 재진입하는 모습 상상도. [스페이스X]
다만 스페이스X가 들어오면 시장은 재편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스페이스X 발사체에 의존하는데, 이날 발사를 기점으로 스페이스X는 경쟁사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사업단장은 “스페이스X는 이미 발사체 인프라가 확실하고 스타링크 덕에 지구 재진입 동안의 통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스페이스X가 재진입 시장까지 장악하면 다른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스타폴이 본격 운용되면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모든 수송 수단을 스페이스X가 사실상 독점하게 된다. 막대한 우주 제조 시장도 스페이스X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최성만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스페이스X가 발사체와 재진입 기술을 모두 갖추면 자기 공장을 실어보내 우주 제조 산업까지 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이제 막 지구 재진입 연구개발을 시작한 상태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4월 ‘우주 소형 무인 제조 플랫폼 실증 사업’을 시작해 이르면 2031년 우주 제조부터 지구 재진입까지 전 과정을 실증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와는 5년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관련 규제를 만드는 것도 과제다. 재진입은 발사보다 규제가 까다롭다. 잘못 착륙하면 인명·재산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바르다 스페이스가 재진입 기술을 시험할 때 미 연방항공청도 승인하지 않은 바 있다. 현성윤 우주청 프로그램장은 “아직 국내 규제가 정비되어 있지 않고, 다른 나라들과도 관련 협정을 맺어 안전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관련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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