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갚은 빚 14조…못 살겠다, 자영업

대출 연체, 3개월 만에 12% 급증
1분기 매출, 전 분기보다 13% ↓
내수 침체·고금리에 상환 부담
하이닉스 성과급 낙수 효과 미미
자영업자들이 제때 갚지 못한 빚이 3개월 만에 12% 넘게 불어났다. 연말 특수가 사라지자 고물가·고환율·고금리 환경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의 열악한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성과급에도 지역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를 보면,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금액은 14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지난해 10~12월)보다 1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연체가 11조9000억원을 차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은 지난해 4분기 4.1% 감소했으나 3개월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뛰었다. 내수 침체로 매출 자체가 줄어든 데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업장당 1분기 매출은 4258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13.3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한 360만8000개 사업장 중 이미 폐업한 곳은 13.9%(50만1000개)에 달했다. 폐업한 사업장의 평균 대출 잔액은 6435만원, 평균 연체액은 742만원으로 나타났다.
강예원 KCD 데이터 총괄은 “1분기 매출 감소는 성수기가 끝난 계절적 요인이 크지만, 사람들이 여가생활 지출을 줄이는 모습을 보면 소비심리 위축은 한동안 더 이어질 수 있다”며 “연체액이 한 분기 만에 다시 증가로 돌아선 점은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이 여전하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또한 보고서에선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이 사업장 인근 상권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KCD가 SK하이닉스 본사 소재지인 경기 이천시 일대 점포 486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SK하이닉스 성과급 지급에도 1분기 이들 점포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종별로는 외식업 매출이 1.1% 감소했으며 서비스업(0.5%)과 유통업(9.1%) 등은 증가했다.
유통업을 제외하면 성과급 지급이 배후 상권 전체의 활성화로는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개인사업자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 가입 사업장 중 표본 약 16만곳의 매출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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