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 조직 비대화와 산하기관 일탈, 개혁이 답이다
새 시정 전면 쇄신·예방장치 마련을

부산시가 법적 기준도 갖추지 않고 조직을 구성, 운영한 것으로 행정안전부 감사 결과 드러나 충격을 준다. 행안부가 지난 22일 시정요구 4건, 개선권고 2건 등 총 6건을 지적한 부산시 기구정원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행안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제멋대로 자리 늘려 행정권력을 오·남용하지 못하도록 법령과 지침을 통해 조직 구성을 엄격히 제한한다. 행안부 규정 내에서 지자체는 조직을 자율적으로 꾸릴 수 있는데, 부산시가 이 큰 틀을 깨고 기형화한 것이다.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어려운 대목이다.
감사 내용을 보면 2018년 7월 민선 7기 출범 당시 ‘5실 4본부 9국 4관 90과’이던 부산시 조직이 민선 8기인 지난 4월 기준 ‘5실 4본부 16국 4관 120과’ 체제로 바뀌었다. 국 단위가 7개, 과는 30개나 급증하는 등 ‘쪼개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국장급 기구 24개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10개가 설치 요건을 위반했다. 지방자치단체 행정기구 규정은 국 설치 시 최소 4개 과를 두도록 명시하는데, 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추진본부(국 단위)는 과가 2개에 그쳤고, 첨단산업국 등 3개 과만 있는 국도 수두룩했다. 기준 미달 10곳의 국·본부장 통솔 인원은 평균 60명으로, 정상 조직 평균 131명의 절반 이 채 안됐다. 시 내부 조직 간 극심한 불균형이 발생한 셈이다. 조직을 세부화해 전문성을 높이겠다던 취지와 달리 업무 효율성은 도리어 떨어졌고, 결국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한 자리 남발에 불과했다는 내부 비판이 나온다.
파행적 조직 운영 문제는 시 산하 공공기관에서도 불거졌다. 부산시 산하 출자·출연기관 노동협의회에 따르면 한 공공기관장이 지난 2일 간부급 직원 1명을 재임명, 오는 30일까지인 임기를 내년 6월 30일까지로 1년 연장했다. 시 조례상 부산시장과 임기를 같이 하는 공공기관장이 자신의 임기가 한 달도 안 남은 상태에서, 그것도 6·3 지방선거 전날 자기 사람을 ‘알박기’ 하며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 기관장은 차기 임원진에 넘겨야 할 권한을 가로챈 데 이어, 예정하지 않았던 행사를 진행해 예산 방만 집행 논란에도 휩싸였다. 안 해야 될 일을 한 이 같은 기관이 있는 반면 해야 할 일을 안 한 곳도 있다. 다른 한 공공기관에서는 노조가 지난 3월부터 수차례 임금협상 개시를 요청했지만 기관장이 협상에 나서지 않아 직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내달 1일 출범하는 민선 9기 부산시정은 행안부의 시정요구와 개선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조직 전면 쇄신에 나서야 한다. 비대해진 조직은 법령에 맞게 통폐합하고, 그 과정에서 업무 연계성이 충분히 고려돼야 마땅하다. 임기 말 기관장의 일탈적 권한 남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차기 시의회와 협치가 필요한 지점이다. 방만하고 원칙 없는 조직 운영의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차기 부산시정은 엄중히 인식하고 개선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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