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양비 내고 반려견 맡겼는데…” 반려동물 죽이고 암매장 ‘가짜 보호소’ 일당 1심서 실형

사육여건이 어려운 견주 등을 상대로 보호 및 재분양을 진행하는 것처럼 속여 금전과 함께 반려견을 파양 받은 뒤, 실제로는 파양견을 잔혹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해 수십 마리를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3단독(이진규 판사)는 23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처리업자 A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사기 혐의로 기소된 반려견 분양소 대표격인 B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년6월을, B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어 함께 기소된 분양소 직원 등 관계자 5명에게는 각각 1년~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대표 B씨와 직원 C씨 등에 대해서는 "도망이 우려된다"는 사유로 구속영장도 함께 발부됐다.
A씨 등은 지난 2022년 12월께부터 5개월여 동안 파양된 반려견들을 비닐하우스 내 마련된 비좁은 케이지 등에 가둬 학대하고, 때리는 등 잔혹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로부터 마리당 10만~30만 원의 보수를 받는 대가로 반려견을 넘겨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3년 여주시 북내면의 한 도랑에서 그가 암매장한 반려견 사체 61구가 발견된 바 있다.
재판부는 B씨 등 분양소 관계자들이 대표, 이사, 매니저 등 직책을 갖고 조직적으로 사기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B씨 등이 피해자들로부터 파양비를 받고 인수한 반려견을 안락사 없이 양질의 환경에서 잘 관리해 줄 것처럼 피해자들을 인터넷 광고 등으로 기망하고, 실제로는 이를 넘겨받은 A씨가 파양견들을 학대 및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이 판사는 "피해자들의 심리상태를 악용해 재산을 편취한 것에 더해 정신적 피해를 입힌 점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며 "언론 등에 범죄사실이 알려지자 은폐를 시도하는 등 반성의 태도가 보이지 않으므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B씨 등 분양소 관계자들의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봤다.
A씨의 만행과 B씨 업체의 동물학대 행위를 수년간 추적해 고발한 동물보호단체인 '라이프' 측은 재판부의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검찰 측에 항소를 요청할 예정이다.
심인섭 라이프 이사장은 "B씨 등은 (A씨의) 사육장이 어떤 환경인지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동물보호법 위반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사기 혐의에 더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도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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