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전선, 버스덕트로 미국서 수주 ‘잭팟’…“비결은 LS 시너지”

미디어펜 2026. 6. 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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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서 버스덕트 공급 계약
매출 증대는 물론 수익성까지 확보…추가 수주도 기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가온전선의 미국 자회사 LSCUS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버스덕트 공급에 나서며 급증하는 AI 인프라 투자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 전력 솔루션 공급자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가온전선의 미국 자회사 LSCUS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버스덕트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가온전선 미국 생산 판매 법인 LSCUS 전경./사진=가온전선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LSCUS는 최근 구글, 메타, 아마존 등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수주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버스덕트 공급 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4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했다. 

버스덕트는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배전 시스템인데, LSCUS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전선이나 변압기, 개폐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핵심 전력 인프라 설비로 급부상했다. 

일반 전선이 여러 가닥의 케이블을 통해 전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라면 버스덕트는 금속 외함 내부에 구리 또는 알루미늄 도체를 수납해 대전류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이는 ‘데이터센터 내부의 전력 고속도로’로 불릴 만큼 탁월한 공간 효율성과 전력 전송 역량을 자랑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수천에서 수만 개의 GPU 서버가 동시에 가동되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전력 밀도를 필요로 한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룰 단일 시설 기준 수백 메가와트(MW)에서 1기가와트(GW) 이상의 전력을 소모하는 규모로 만들고 있다. 

이에 버스덕트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버스덕트 시장 규모가 2025년 53억 달러에서 2032년 9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내에서도 버스덕트가 LSCUS의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중장기 수익성을 견인하는 성장 엔진이자 핵심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LS전선은 수십 년간 버스덕트 사업을 영위하며 시장을 개척해 왔다.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며 서울 롯데월드타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두바이 부르즈 알 아랍 등 국내외 주요 랜드마크와 산업시설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이러한 역량은 고스란히 LSCUS로 이어졌다. LS전선이 쌓아놓은 버스덕트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LSCUS에도 더해졌고, 현지 생산 체계와 영업망과 시너지를 내며 미국 빅테크 공급망을 뚫어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특히 가온전선이 전력케이블 중심의 전통적인 전선 제조기업넘어 이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공급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적 기여도도 높다. 가온전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5457억 원이다. LSCUS가 확보한 장기 공급계약 규모는 5조 원을 웃도는 데다가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 중장기적으로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전선 사업보다 수익성도 높다. 범용 전선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반면 버스덕트는 설계와 엔지니어링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두 자릿수 수준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가온전선이 미국 시장을 겨냥해 배전케이블 사업도 준비했다는 점 역시 수주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송전망과 배전망에 사용되는 전력케이블과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분배를 담당하는 버스덕트를 모두 공급할 수 있어서다. 

AI 데이터센터의 외부 전력망부터 내부 배전 시스템까지 아우를 수 있는 만큼 향후 수주 경쟁에서 타사 대비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가온전선은 전통적인 전선 제조업체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