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뒤 폭등 학습한 개미, ‘삼전닉스’에 7조원 투척

【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코스피가 하루 만에 9% 넘게 폭락하며 8200선으로 주저앉았다.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지만, '폭락 후 폭등'을 경험한 개인 투자자들은 8조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로 대응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71포인트(-9.99%) 하락한 8203.84에 마감했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조1391억원, 4조5120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8조5223억원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 폭을 줄이지 못했다. 이날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7조원 넘는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등락을 거듭하다 오전 11시 40분경 올해 13번째로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는 전일 대비 코스피200선물이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발동 시점부터 5분간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된다.
이어 오후 2시 33분경 올해 4번째로 '코스피 1단계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돼야 하며, 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매매거래가 중단되고 20분 경과 후 일괄 해제된다.
전날에 이어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SK하이닉스는 12.47% 급락했고, 삼성전자도 12.31% 폭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으나, 종가에는 다시 2위로 내려갔다.
이러한 반도체주의 약세는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종에 누적된 단기 과열 부담과 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이날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 소식도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정치권에서 주식, 부동산 투자로 발생한 미실현 이익도 소득으로 간주해 포괄 과세를 해야한다는 논의가 나오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단기 과열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되며 증시 하방 압력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금일 코스피의 극단적인 변동성 확대 요인 중 하나는 코스피의 이익 증가율 때문"이라며 "높은 이익 증가율은 기대감도 만들지만, 이익 예상치 하회와 증가율 정점 통과 우려도 형성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 연구원은 "6월 초 연준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됐던 당시 저점 94%를 적용 시 코스피 저점은 7900포인트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학습효과로 조정을 기회로 삼은 개인의 '빚투'(빚내서 투자)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고는 38조5311억원으로 최고치였다.
한편 장중 10% 넘는 거센 하락세를 보이며 브이코스피(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35% 오른 89.41에 마감했다. 해당 지수는 일반적으로 20 이상부터 불안 심리가 커진 상태를 의미하며, 40을 넘으면 투자자 패닉 국면으로 해석된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수급별로는 개인은 3983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538억원, 132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도 오전 11시 37분경 올해 5번째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는 전일 대비 코스닥150 선물이 6%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150 지수는 3% 이상 하락한 후 1분간 지속될 때 5분간 발동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539.1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3% 오른 101.0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