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역사 조선왕릉 제례, 여주 영릉서 엄숙 봉행… “혁신 정치 되새겨”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효종대왕)에서 600년을 이어온 신성한 전통 제례가 장엄하게 재현됐다.
여주시 세종대왕면 영릉로에 위치한 사적 제195호 영릉(寧陵)에서 23일 오전 10시부터 ‘효종대왕 제367주기 및 인선왕후 제352주기 영릉 기진제향(忌辰祭享)’이 엄숙히 봉행됐다.
이번 제향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주취하고 사단법인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영릉봉향회(능주시분원)가 주관했으며, 여주시가 후원했다.
영릉의 주벽인 효종대왕(1619~1659)은 인조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서 8년간 볼모 생활을 겪은 인물로 1649년 즉위한 후 군사 훈련과 군비 확충에 매진하며 ‘북벌 계획’을 추진해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졌다. 또 충청도와 전라도에 대동법(大同法)을 실시해 백성들의 조세 부담을 덜고, 상평통보를 주조하여 화폐 유통을 활성화하는 등 민생 안정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이날 제향에는 김광덕 여주부시장과 박두형 시의회 의장, 이후정 여주시산림조합장 등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대왕의 업적을 기렸다.
이충우 시장은 축사를 통해 “효종대왕의 자주국방 정신과 민생 안정을 위한 대동법 시행 등 혁신적 정치를 다시금 되새긴다”며 “이번 기신제례를 거울삼아 여주시의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두형 여주시의회 의장 역시 “국난 속에서도 국력 신장을 도모했던 효종대왕의 뜻은 오늘날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며 “소중한 문화유산을 계승하고 시민을 위한 의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향 의식은 철저한 고증에 따라 집행됐다.
초헌관(이원호), 아헌관(장순익), 종헌관(이해준)을 비롯한 제관들이 손을 씻는 관세를 시작으로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를 차례로 올렸으며 축문을 불사르는 망료례를 끝으로 예법을 온전히 갖춰 마무리됐다.
격식에 맞춰 정갈하게 차려진 제수와 제관들의 경건한 몸짓은 영릉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종하 영릉봉향회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효종대왕의 영릉에 참배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며 “대왕의 음덕이 온 가정에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조선왕릉 제향은 단절 없이 현재까지 600여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살아있는 한국의 문화유산’이다. 여주 영릉은 전통문화가 담긴 독특한 건축양식과 신성한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매년 봉행되는 기진제향을 통해 그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품격을 널리 알리고 있다.
유진동 기자 jdy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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